“마미가 알면 야단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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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대통령 내외는 아침 6시 반에 일어나면 성경 구절을 하나씩 외며 기도했다. 7시 반부터 8시 사이에 토스트와 우유나 홍차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후 부인에게 성서 한 구절을 읽어주었다. 아침식사 후에는 혼자서 긴급한 여러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일하고, 오전 9시에 중앙청으로 출근했다. 정부 수립 후 오랫동안 대통령은 중앙청 2층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로 출근하여 집무했다.

서류 결재를 받을 때는 중요한 내용은 미리 메모하여 제출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대통령은 결재를 할 때 도장을 사용하지 않고 ‘가만(可晩)’ 이라고 사인을 했다. 가끔 장문의 각서를 쓰기도 했는데, 대부분은 대통령이 직접 소형 타자기로 작성하거나, 비서 겸 타이프라이터 역할을 했던 프란체스카 여사에게 구술하여 작성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타이프를 칠 때 열 손가락을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양쪽 둘째손가락만으로 쳤다. 요즘 용어로 말하면 독수리 타법으로 국가 최고 기밀에 속하는 중요한 외교문서를 작성한 것이다.

점심은 경무대에서 음식을 가져다 식사를 했다. 그때만 해도 점심은 샌드위치나 샐러드였다. 대통령은 가끔 식사 시중을 드는 비서들에게 “지금도 곰탕이나 냉면 있겠지? 함흥냉면은 참 맛있어, 자네들은 더러 먹어보나?” 하고 물었다. “각하, 지금도 곰탕이나 함흥냉면 맛이 있습니다. 시켜올까요?” 하면 “그만 둬, 마미가 알면 야단나지” 하고 웃었다.

식사 후에는 대개 30분 정도 낮잠을 즐겼다. 퇴근시간이 되면 대통령은 손수 경무대로 전화를 걸어 “마미요? 나 지금 퇴근하오” 라고 알리고 일반 공무원처럼 일정한 시간에 경무대로 퇴근했다.

이승만이 평소 즐겨 불렀던 애창곡은 ‘희망가’와 ‘메기의 추억’, 찬송가는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새 찬송가 580장)이었다. 찬송가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은 독립운동가 남궁억이 작사한 것이다. ‘희망가’의 가사는 목사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임학찬이 지었고, 곡조는 구전되어 온 것으로 누가 지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프란체스카 여사는 이승만이 애독했던 성경 구절은 갈라디아서 5장 1절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라는 구절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