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 당신 보이 프렌드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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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은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고 이를 유머로 치환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주었다.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남긴 기록들 속에 이승만의 유머 감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1950년 7월 정부가 대구로 이전하여 대통령 내외는 조재천 경북지사의 비좁은 관저에 방을 한 칸 얻어 임시 경무대를 운영했다. 대전을 점령한 인민군이 거세게 진격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이승만은 여유와 유머를 잊지 않았다. 그 시절 이승만 대통령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조재천 지사의 7살, 5살 된 두 아들과 만나는 때였다. 프란체스카 여사의 회고다.

‘두 녀석은 대통령 임시 집무실과 지사관저 사이의 담장에 얼굴을 빠끔히 내놓았다가 대통령에게 들켰다. 대통령은 “이 녀석들! 엄마 아빠에게 들켜 혼나기 전에 냉큼 나한테 건너오너라” 하고는 집무실에 숨겨주고 함께 노는 것이었다. 대통령은 지난 신문과 달력으로 딱지를 접어 딱지치기를 하고, 종이배를 만들어 배를 띄우며 놀았다.

조 지사 부인이 담장 너머로 이를 보고 깜짝 놀랐으나 대통령은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쉬” 하며 아이들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시늉을 했다. 이후부터 두 녀석은 대통령만 보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품에 안기곤 했다. 대통령은 다섯 살짜리를 더 귀여워했다. 하루는 이 녀석이 내 종아리에 간지럼을 태우자 대통령은 라이벌이 생겼다며 농담을 했고, 집무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오면 “마미, 당신 보이프렌드가 왔어” 하며 환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