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들을 어떻게 먹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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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간 중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끼니를 걸러 가며 전투현장을 찾아가 국군과 유엔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77세의 노인으로서 젊은이들도 힘겨워 할 정도의 격무를 잘 견뎌냈다.

이승만은 휴전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953년 3월 어느 날 국무회의에서 이승만은 신중목 농림부장관에게 구호양곡 도입 문제를 물었다. 신 장관은 “약 300만 석 가량 도입계약이 체결됐고, 그만한 수량이면 추수기까지 남한 식량수급에 지장이 없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이 별안간 안면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격한 어조로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우리가 곧 북진해서 금년 안에는 기어이 남북통일을 이룩하여 북한에서 신음하는 800만 동포를 구출해야 할 것 아니오. 이북에는 원래 식량이 부족한데다가 전쟁 때문에 농사조차 제대로 못 지어 거의 굶주리고 있지 않겠는가. 그들을 구출한 뒤에는 막대한 식량이 필요할 텐데 무엇으로 그들을 먹여 살리려고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겨우 남한 동포들의 식량만을 준비했다고 안연히들 있는가. 우리가 통일을 하자는 것은 북한에서 공산치하에 신음하는 불쌍한 동포들을 하루 빨리 해방해서 함께 편안히 살고자 하는 것이다. 유엔군은 북진을 안 하고 폭격만 되풀이하고 있고, 국무위원들은 그들을 구출해도 먹일 것조차 마련하려고도 아니하니 우리가 그들을 해방한들 먹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 국방장관! 유엔군 사령관에게 북진을 안 하려면 차라리 폭격도 하지 말라고 당장 항의하시오.”

이승만은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줄기가 그의 주름 잡힌 두 볼에 주르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