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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청국이 쇠잔한 까닭을 보라-제국신문(1901. 3. 26)

관리자
2017-11-07
조회수 1787

청국이 쇠잔한 까닭을 보라

 

 

제국신문 1901. 3. 26

 

 

이 세계의 사람들을 살펴 보건대 가난하든지 부자가 되든지 귀하든지 천하든지 한 것이 남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다 자기의 행위에 달렸으며, 육대주에 있는 나라들로 말할지라도 흥하거나 망하거나 성하거나 쇠한 것이 또한 다른 데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그 나라 정치에 있는 것이니, 구라파와 아메리카 몇만 리 밖에 있는 각국은 오히려 의논하지 말고, 우리 대한과 지경을 접하여 지극히 가까이 순종하는 청국의 형편은 우리나라 동포 형제들이 다 의심없이 눈으로 보기도 하고 귀로 듣기도 하는 바인즉, 청국인에 대하여 한번 더 변론하거니와 동양으로 말하면, 토지가 제일 광대한 나라가 어느 나라냐고 묻게 되면 사람마다 대답하기를 반드시 청국이라 할 것이요, 인구가 제일 번성한 나라가 어느 나라냐고 하더라도 역시 청국이라고 할 것이요, 그 뿐 아니라 토지소산으로도 아니 나는 물건이 없고 인민이 다 순실하고 질박(質樸 꾸밈 없이 수수함)하여 간교한 태도가 없으나, 청국관민 간에 항상 교만한 마음이 있어 자기 나라는 일컫기를 중화라 하고 다른 나라를 멸시하여 다 오랑캐라 지목하더니, 심여 년 이후로 청국 정형을 볼 것 같으면 아주 빈약하고 쇠잔하여 세계에 제일 천대받는 이가 청국 사람이니 이것이 무슨 까닭이요.

 

우리가 전에도 그 이치를 알지 못한 것은 아니로되 근일에 청국 무술년 정변기라 하는 책을 대강 열람한즉 그 정치의 문란함과 법률의 공평치 못한 것은 이루 다 말할 수 없거니와 참 개탄할 일은 무엇인고 하니 호남순무사 보장이라 하는 사람은 근본 지조가 강개하여 매사에 총명한 남자라 호남에 화륜선을 다니게 하고자 하니 호남 총독 장지동 씨가 허락하지 아니하여 가로되 만약 화륜선이 있으면 외국인이 무수히 내왕할 터이니 크게 불가하다 하였으며 연전에 독일에서 교주만을 점령할 때에 구라파 각국이 청국폭원을 분벌한다는 의논이 분운하거늘 호남에 사는 호걸남자 몇 사람이 장지동 씨를 보고 말하되 '서양 각국이 만약 우리나라를 분할하면 공은 장차 어떻게 조처하겠느뇨?' 하는데 장씨가 묵묵히 앉아 생각하다가 대답하되 '비록 분할할지라도 마땅히 한 모퉁이에 작은 정부 하나는 있을 것인즉 그때에도 내가 작은 정부의 대신은 될지라 무슨 걱정이 있으리오' 하였다 하니 슬프다, 장지동은 청국 정부 대신 중에 가장 명예 있는 사람이로되 그 지각이 이같이 우매하거늘 그 외의 사람이야 어찌 족히 의논하리오.

 

청국 대신 중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세계 형편을 망연히 알지 못하고 서양 각국의 부강한 것도 믿지 아니하며 누구든지 만일 외국 근심이 위급하다 말하면 도리어 인심을 소동한다고 노여워하며, 둘째는 시세를 대강 짐작하나 자기 신세를 돌아보건대 이미 칠팔십 노옹이라 여년이 멀지아니 하였은즉 다만 이삼 년 동안에 무사하기만을 앙망할 뿐이요, 그후에는 비록 천지가 뒤집힐지라도 자기의 볼 바 아니라 하며, 셋째는 자기가 비록 망한 나라의 신하가 될지라도 나라가 아주 망하기 전까지는 오히려 부귀를 겸전(兼全)하려니와 만약 정치를 변혁하여 개화가 되고 보면 자기같이 늙고 썩은 물건이 어찌 능히 그 직임을 담당하리오, 필경에 쫓겨감을 면치 못할 것이니 마땅히 힘을 다하여 개화하자는 의논을 저어하리라 하는 이.

 

전국에 권세자루를 잡은자 다 이 세 가지 종류뿐이라 하였으니 청국같이 물중지대(物衆地大)한 나라가 오늘날 저 지경이 된 것은 그 허물이 다 그 나라 정부대관에게 있거니와 사억만 창생의 정경은 어찌 가련치 않으리오. 우리가 교린(交隣  이웃 나라와의 교제)하는 일에 탄식하기를 마지 아니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