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새옹지마의 득실-제국신문(1901. 3. 23)

관리자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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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의 득실

 

 

제국신문 1901. 3. 23

 

광대한 우주 간에 허다한 나라들이 지경을 나누며 도성을 마련하고 백성을 다스릴 때 각각 남보다 부강하고 권세 얻기를 다투니, 작년에 화친하던 나라가 금년에 싸움을 하고 금년에 원수되었던 나라가 기년에 강화도 하며 어저께 성전하던 군사가 오늘 패전도 하고 동편에서 패하던 군사가 서편에서 이기기도 하니 이것은 옛말에 이른바 '병가의 승패'라 하고 몇 해 전에 야만으로 있던 나라가 몇 해 후에 문명에 진보하여 세계의 상등국이 되기도 하고 예전에 잘 다스리던 나라가 지금은 어지러워 사직이 멸망하는 이도 있나니. 이것은 옛글에 이른바 국가의 흥망이오.

 

연전에 일등충신으로 권리를 잡아 궐내에 출납하며 세도가라 일컫던 신하가 일조에 역적이 되어 죽기도 하였으며 원악도에 정백죄인이 일조에 몽방하여 다시 근시하는 충신도 되며 잠낀 동안 권리를 잡았다가 잠시 떨어지기도 하나니. 이것은 속담에 이른바 환해풍파(지난날 벼슬길의 험난한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이던 말)라. 고금을 통단한 방외객으로 보면 불운한 이 세상에 어찌 가련한 인생이 아니리오.

 

옛적 전국시절에 나라 변방에 사는 노인 하나가 있으니 가세도 초요하고 아들도 여럿이라 하루는 집에 먹이는 말이 어디로 달아나 잃어버리니 동리 사람들이 모두 와서 그 늙은이를 보고 위로하여 가로되 천금준마를 일조에 잃었으니 참 가엾다 하거늘 노인이 대답하되 '말 잃은 것이 어찌 복이 되지 않는 것을 알리오' 하더니 과연 잃었던 말이 북방으로 들어가 좋은 준마를 여러 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지라. 동리사람들이 모두 와서 그 노인을 보고 치하하여 가로되 달아났던 말이 여러 필 준마를 얻어왔다 하니 뜻밖의 횡재라 참 기쁜 일이라 하거늘 노인이 대답하되 '앙화가 되지 않을 줄 어찌 알리오' 하더니 그 후에 과연 그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고 달리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진지라. 동리 사람들이 또 모여 와서 노인을 위로하여 가로되 '자제가 낙마하여 다리가 병신된다 하오니 실로 민망하고 불쌍하다' 하거늘 노인이 대답하길 '복이 되지 않을 줄 어찌 알리오' 하더니 과연 그 후에 일이 많고 변경에 난리가 일어나 정부에서 지방의 병정을 모집하니 집집마다 젊은 장병들은 하나도 빼지 아니하고 모두 병정으로 뽑아 나아가 싸우니 그 곳 사람들중 병정으로 들어간 자는 하나도 살아 돌아온 이가 없으되 오직 그 노인의 아들은 다리가 병신됨으로 뽑히지 아니하여 집에서 부모를 봉양하고 생업에 안락한지라. 그런고로 후세사람이 득실과 화복을 말씀하면 항상 '새옹득실'이라 하나니 변방 늙은이가 말을 얻고 잃어버림으로 좇아 보건대 사람의 화복과 재복의 득실을 미리 추측하여 알 수도 없는 것이요. 또한 족히 근심할 것도 아니라, 천연한 화복은 절로 오고 절로 가나니 무슨 일이든지 오직 옳은 일이거든 힘써 행하고 그른 일이거든 결단코 행치 말되 선한 일의 대소와 악한 일의 경중을 분별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옳은 목적으로 이어가며 천명을 순수하는 것이 참 달관한 사람의 행적이라 사사욕으로 불의지사를 행하다가 하루아침에 중죄에 빠져 몸이 죽고 집안이 멸망하는 자를 어찌 본받으리오. 선하고 옳은 일을 행하다가 뜻밖의 횡액을 당하는 것을 앙화로 말할 것이 아니요, 또한 부끄러울 것도 없는 줄 아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