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의 척도는 신문 발전 여하에
제국신문 1901. 6. 1
대저 물건의 길고 짧은 것은 자를 가져야 헤아릴 것이요. 또 가볍고 무거운 것은 저울을 가져야 헤아릴 것이요. 일기의 춥고 더운 것은 한란표를 가져야 측량할 터이니 그와 같이 백성이 개명되고 못 되는 것은 그 나라에 서책이 많고 적은 것과 신문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을 보아야 가히 알지라. 백성이 밝아 갈수록, 문견을 넓히려고 할수록 서책과 신문을 중하게 여기는 고로 아무리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의복은 헐벗고 음식은 주릴지언정 서책과 신문 보는 돈은 아끼지 아니하는지라.
그런고로 개명된 나라를 보면 매일 찍어내는 신문지 수효가 부지기 백만 장이요, 가로상 천역(천한 일)하는 하등인물이라도 신문을 사보아 그나라 정부에서 돈을 어떻게 쓰는지 세납을 어떻게 받는지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외교를 어떻게 하는지 어느 사람이 옳은지 어느 사람이 그른 일을 하는지 외국소문에 무슨 말이 있는지 주의하여 재미들이는 것은 자기나라 일을 집안일이나 일신상 일과 같이 보는 까닭이라.
그런고로 조금이라도 국민 간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을 지경이면 신문이 몇백만 장씩을 더 판출하여도 오리혀 부족할 염려가 있거늘 우리나라의 오늘 형편을 본즉 백성들이 나라 일 보기를 자기에게는 조금도 관계없는 일같이 생각들을 해서 담배와 다른 군것질에는 돈을 아끼지 아니하나 동전 한 푼이나 두 푼을 아껴서 신문을 사보지는 않는 고로 정부에 무슨 급한 일이 있거나 민간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거나 외국에 무슨 소문이 있든지 도무지 알고자도 아니하여 요새로 말할지라도 동양 형편이 날로 쇠잔하여 말이 못 되는 중 그중에 청국이 결단이 나가는 지경이오.
또 우리나라에서 외국에 차관하는 일은 지극히 중대하고 지극히 이해 상관이 되는 일이니 만일 타국 같으면 온 도성에 각 신문이 편만(널리 가득 참)할 일이로되 우리나라 경성에는 이러한 일이 있어도 각 신문이 더 출판이 아니되었으니 백성의 무식한 것만 한심할 뿐이 아니라 그 무식을 면하고 문견을 넓힐 생각이 조금도 없는 것이 더욱 통탄할 일이로다.
태서각국 사기를 본즉 백 년 전에 프랑스정부에서 재정출입한 문서를 발간하였는데 몇 날 동안이 못 되어 몇만 벌 출판이 되었다 하니 그는 백성들이 그 나라 재정 용하한 것고 수입된 것을 알고자 하여 그렇게 사가는 것이니 그 백성들이 밝은 것을 가히 알지라. 지금 우리나라 경성의 인구 수효를 적게 치더라도 이십여만 구는 될 터인데 세 군데 신문 처소에서 날마다 팔리는 수효가 불과 몇천 장이 못 되나니 이것만 볼지라도 우리나라가 개명이 못된 것을 알 것이요, 또 문견도 없고 앞으로 나아가 볼 생각도 없는 것은 가히 알지니 진실로 분하고 부끄러운 일이로다.
그러하고 또 신문을 중히 알고 신문이 많이 있는 나라를 보면 아무리 권리가 좋고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도 그른 행실만 하면 아무리 감추고 숨기려 해도 세상 사람들이 모를 수가 없을 것이며, 아무리 천하고 권력 없는 사람일지라도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였다면 아무리 남에게 알리기 싫어도 세상에 저절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라. 그런고로 이런 일이 세상 사람들이 아는 날에는 그 사람의 명예와 지체가 세상에서 견줄 데가 없으니 그런 까닭에 태서제국 사람들은 자기 명예를 목숨보다 더 중대히 여기는 생각이 있어서 사람마다 밤낮으로 애쓰고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해야 남보다 나라와 백성에 유조한 일을 만들어내 볼까 했던 까닭에 나라들이 저렇게 부강문명하게 되었거니와 우리나라에서는 신문처소라고 몇 군데 있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연전보다 줄어진 까닭이 무엇인고 하니, 백성들이 신문을 보기 원하기는 고사하고 미워하고 해롭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것은 나라가 차차 밝아가매 전과 같이 악한 행습을 행하기가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라. 그런즉 이 신문이 그런 사람에게는 큰 원수가 된 듯하나 얼만큼 정직하고 충의 있는 사람들에게는 열심으로 역성하여 주는 의리가 있고 또한 백성들의 마음을 충의있는 길로 인도하여 주는 것인지 밝게들 깨달으시고 사람마다 보아서 일반 분이라도 문견들을 넓히는 것이 그 어떠한지.
개명의 척도는 신문 발전 여하에
제국신문 1901. 6. 1
대저 물건의 길고 짧은 것은 자를 가져야 헤아릴 것이요. 또 가볍고 무거운 것은 저울을 가져야 헤아릴 것이요. 일기의 춥고 더운 것은 한란표를 가져야 측량할 터이니 그와 같이 백성이 개명되고 못 되는 것은 그 나라에 서책이 많고 적은 것과 신문이 잘 되고 못 되는 것을 보아야 가히 알지라. 백성이 밝아 갈수록, 문견을 넓히려고 할수록 서책과 신문을 중하게 여기는 고로 아무리 가난한 사람일지라도 의복은 헐벗고 음식은 주릴지언정 서책과 신문 보는 돈은 아끼지 아니하는지라.
그런고로 개명된 나라를 보면 매일 찍어내는 신문지 수효가 부지기 백만 장이요, 가로상 천역(천한 일)하는 하등인물이라도 신문을 사보아 그나라 정부에서 돈을 어떻게 쓰는지 세납을 어떻게 받는지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외교를 어떻게 하는지 어느 사람이 옳은지 어느 사람이 그른 일을 하는지 외국소문에 무슨 말이 있는지 주의하여 재미들이는 것은 자기나라 일을 집안일이나 일신상 일과 같이 보는 까닭이라.
그런고로 조금이라도 국민 간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을 지경이면 신문이 몇백만 장씩을 더 판출하여도 오리혀 부족할 염려가 있거늘 우리나라의 오늘 형편을 본즉 백성들이 나라 일 보기를 자기에게는 조금도 관계없는 일같이 생각들을 해서 담배와 다른 군것질에는 돈을 아끼지 아니하나 동전 한 푼이나 두 푼을 아껴서 신문을 사보지는 않는 고로 정부에 무슨 급한 일이 있거나 민간에 무슨 중대한 일이 있거나 외국에 무슨 소문이 있든지 도무지 알고자도 아니하여 요새로 말할지라도 동양 형편이 날로 쇠잔하여 말이 못 되는 중 그중에 청국이 결단이 나가는 지경이오.
또 우리나라에서 외국에 차관하는 일은 지극히 중대하고 지극히 이해 상관이 되는 일이니 만일 타국 같으면 온 도성에 각 신문이 편만(널리 가득 참)할 일이로되 우리나라 경성에는 이러한 일이 있어도 각 신문이 더 출판이 아니되었으니 백성의 무식한 것만 한심할 뿐이 아니라 그 무식을 면하고 문견을 넓힐 생각이 조금도 없는 것이 더욱 통탄할 일이로다.
태서각국 사기를 본즉 백 년 전에 프랑스정부에서 재정출입한 문서를 발간하였는데 몇 날 동안이 못 되어 몇만 벌 출판이 되었다 하니 그는 백성들이 그 나라 재정 용하한 것고 수입된 것을 알고자 하여 그렇게 사가는 것이니 그 백성들이 밝은 것을 가히 알지라. 지금 우리나라 경성의 인구 수효를 적게 치더라도 이십여만 구는 될 터인데 세 군데 신문 처소에서 날마다 팔리는 수효가 불과 몇천 장이 못 되나니 이것만 볼지라도 우리나라가 개명이 못된 것을 알 것이요, 또 문견도 없고 앞으로 나아가 볼 생각도 없는 것은 가히 알지니 진실로 분하고 부끄러운 일이로다.
그러하고 또 신문을 중히 알고 신문이 많이 있는 나라를 보면 아무리 권리가 좋고 친구가 많은 사람이라도 그른 행실만 하면 아무리 감추고 숨기려 해도 세상 사람들이 모를 수가 없을 것이며, 아무리 천하고 권력 없는 사람일지라도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였다면 아무리 남에게 알리기 싫어도 세상에 저절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지라. 그런고로 이런 일이 세상 사람들이 아는 날에는 그 사람의 명예와 지체가 세상에서 견줄 데가 없으니 그런 까닭에 태서제국 사람들은 자기 명예를 목숨보다 더 중대히 여기는 생각이 있어서 사람마다 밤낮으로 애쓰고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해야 남보다 나라와 백성에 유조한 일을 만들어내 볼까 했던 까닭에 나라들이 저렇게 부강문명하게 되었거니와 우리나라에서는 신문처소라고 몇 군데 있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연전보다 줄어진 까닭이 무엇인고 하니, 백성들이 신문을 보기 원하기는 고사하고 미워하고 해롭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것은 나라가 차차 밝아가매 전과 같이 악한 행습을 행하기가 자유롭지 못한 까닭이라. 그런즉 이 신문이 그런 사람에게는 큰 원수가 된 듯하나 얼만큼 정직하고 충의 있는 사람들에게는 열심으로 역성하여 주는 의리가 있고 또한 백성들의 마음을 충의있는 길로 인도하여 주는 것인지 밝게들 깨달으시고 사람마다 보아서 일반 분이라도 문견들을 넓히는 것이 그 어떠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