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신문은 국민 합심의 매개체-제국신문(1901. 5. 6)

관리자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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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국민 합심의 매개체

 

 

제국신문 1901. 5. 6

 

 

신문이라 하는 것이 나라에 크게 관계되는 것이 세 가지 목적이 있으니 첫째는 학문이요 둘째는 경계요 셋째는 합신이라. 지금 우리나라에 국세와 민정이 곤궁 위급하매 급히 별반 방책을 마련하여 조야 신민이 동심합력하여 외교 내치 상에 일신하게 떨쳐나는 기상이 있고야 후일 지탱할 기망(희망)이 있지 만일 구습을 면하지 못하여 종시 내 나라 예악문물과 내 집안 지체문벌이나 진진히 의논하고 내외국 시세 형편을 도무지 모르고 안연히 앉아서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에 어느 때나 좀 나을까 하며, 백성의 환란도탄은 정부를 원망하며 정부의 화패위란은 아래를 칭원하여 서로 밀고 있느라 세월만 긁어갈 지경이면 머지아니하여 장차 무슨 지경에 이르는지 모를지라.

 

슬프다, 오늘날 경향 간에 기한에 궁진한 민정이 어떠하뇨? 단정코 하루바삐 어떠한 변동이 있고야 백성이 몸과 집안을 보존하며 나라가 정부와 종사를 지탱하여 갈지라. 그러한즉 변통은 누가 할고? 백성과 정부가 서로 일심해야 할지라. 그런즉 옛것을 고치고 새것을 좇아 백성과 국가를 보존하게 함을 사람마다 싫어할 것은 아니건마는 어찌하면 부강하는 근원이 되며 또 나라는 무슨 좋은 묘책으로 문명개화에 나아가는지를 서로 물으나 서로 모르니 이는 백성이 어두운 연고라. 그 어두움을 열어주자면 신문보다 나을 것이 없을지라.

 

태서(서양)제국에 이전 사기와 요사이 새로 나는 신문을 광고하여 고금사를 비교하여 그 근원을 궁구하여 신문에 시재하여 가지고 국민의 이목을 날로 새롭도록 주의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신문이 학문에 관계된다 할 것이요, 또한 서양문명한 나라라도 얼마쯤 괴약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여러 사람이 공번되이 의논하는데 경계와 법률에 끌리어 자기의 욕심과 악한 행실을 감추고 공의를 따르는 법인 고로 법강이 분명하여 어두운 일과 사사로운 의논이 세상에서 행치 못하는 바인데, 대저 공정하기는 신문보다 나을 것이 없는 것이 당초에 신문이 한두 사람을 위하여 조용한 구석에서 가만히 보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널리 드러내놓고 전하기로 주장하니 그것이 이른바 신문이 경계에 관계된다 할 것이오.

 

또 나라는 한집안과 같은지라 한집 식구가 정의를 상통치 못하고 의견을 바꾸지 못하면 부모가 무슨 걱정이 있으며 자식이 무슨 기쁨이 있고 하인이 무슨 위통함이 있는지 모르고, 한편에서는 울어도 서로 보기를 초월같이 할 지경이면 그 집안의 정의가 자연 손상하여 싸움과 다툼이 생기며 서로 모해하며 원망할지니 그 나라의 살림은 어찌되면 졸지에 큰일이 있으면 누구와 더불어 의논하리오.

 

우리나라 민정을 말하면 탐관오리의 준민고택(백성의 재물을 마구 긁어냄)하는 허물을 인연하여 혹 나라도 원망하며 또한 나라에 무슨 경사가 있는지 걱정이 있는지 서로 통기할 도리가 없어 일성지내에서도 서로 소문과 의견이 사람마다 다르거늘, 하물며 하향궁촌에 앉은 백성들은 나라 일에 저승같이 막혀 있어 동편에 큰일이 있을지라도 서편에서는 잠만 자니 그런 백성은 없느니만 못한지라. 그런즉 나라를 보호할 방책은 합심되기에 있는지라, 상하 원근이 정의를 상통하여 내외형세를 자세히 탐문하다가 국중에 반포함과 희노애락이 일국이 같이 하게 함을 신문보다 나을 것이 없으니 이것이 이른바 신문이 합심하는데 관계가 된다 할 것이라. 신문이 이같이 크게 나라에 관계되는 바니 우리 동포들을 부디 범연히 보시지 말고 재삼 유의하여 열심히 하는 말이 누구에게 유익한 말인가 생각들 하시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