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시대따라 법률도 바뀌어야 (2)-제국신문(1904. 4. 26)

관리자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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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따라 법률도 바뀌어야 (2)

 

 

제국신문 1904. 4. 26

 

 

그런고로 거의 삼십여 년 전에 일본국이 처음으로 외국들과 통상하고 약조를 할 때에 서양 여러 나라들이 일본을 독립국으로는 대접을 해주었으나 법률상에 들어서는 다른 나라들과 같이 시행하기를 인가하여 줄 수는 없노라 하였으니 그 뜻인즉,

 

의레 세계의 통상하는 법이 남의 나라 백성이 내 나라에 들어와서 혹 무리하게 만국 공법을 어기고 국법을 범할 지경이면 내 나라 순검이 그 백성을 잡아다가 내 나라 재판소에서 죄를 다스리는 권리가 다 같이 있거늘, 유독 일본을 그 권리를 주지 아니하여 설사 일본 백성이 영, 미국에 가서 죄를 범할 경우에는 그 나라 순검이 잡아다가 저희 재판소로 보내어 치죄하는 권리가 있으되 만일, 영 미국 백성이  일본에서 죄를 범할 것 같으면 일본 정부에서 그 나라 죄 범한 백성의 나라 공영사에게 조회하고 치죄하여 달라고 청구하여야 비로소 그 나라 공영사가 조처하되 감히 일본 순검이 감히 그 죄인을 잡아 자기나라 재판소로 넘겨 치죄하는 권리는 세계에서 허락하지 아니함이라.

 

일본서 그 말을 분히 여겨서 기어이 동등권리로 약조하게 하려한즉 여러 나라에서 종시 허락하지 아니하며 하는 말이, 첫째 세상의 문명한 나라에서는 법률이 다 같이 공평하여 어느 나라에 가든지 제 나라 법률과 같이 다스리는 고로 다 같이 동등한 권리를 주되, 개화되지 못한 나라에서는 인정이 달라서 공평한 생각은 없고 남의 나라 사람이라면 해롭게 할 생각이 먼저 드러날 뿐더러 매일 법률이 같지 아니하니, 개명한 백성을 어찌 개명 안 된 법률로 다스리게 하여 그 흉악한 형벌을 더하게 하리오. 만일 일본도 백성이 개명하고 법률이 세계와 같이 공평할 것 같으면 또한 같은 권리를 주겠노라고 하거늘, 일본 인민이 이 말을 듣고 분한 마음을 골수에 새겨 밤낮으로 백성 개명하기와 법률 고치기를 삼십여 년 동안을 상하 일심되어 하다가, 작년에 와서야 서양제국이 비로소 허락하여 처음 약조를 고치고 다시 평균하게 약조하여 세계에 동등권리를 주었으니, 그후부터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일본에 와서 죄만 범하면 일본 순포(巡捕 = 순검)가 잡아다가 자기 나라 재판소에서 처결하게 되었으니, 어찌 나라가 있고서 할 일이 아니며 또한 우리나라 신민에게 어찌 부러운 일이 아니리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외국과 어떻게 약조를 하였으며 이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조처하는지 알기나 하시는지, 외국에 무법한 백성들이 대한 신민을 무례히 대접하기는 고사하고 무례히 때리기도 하며 간간 사람을 살해하는 폐단도 있으되 우리나라 관원의 손으로 치죄하는 권리가 없으니 어찌 분한 일이 아니리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에는 법이 있어도 백성을 보호하지 못할 일을 깨달을지라. 대명률과 대전회통이 우리 생각에는 아무리 공평하고 문명한 법률인 듯하나 지금 세상에는 이것을 가지고 국민을 보호하고 동등권리를 찾을 수 없으니 이른바 그물이 벼리는 있어도 고기를 못 잡는 모양과 같음이라.

 

그런고로 불가불 법률을 바삐 고쳐야 할지니 우리가 간절히 바라건대 우리 동포들은 이런 말을 듣고 다만 분하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 분한 마음을 뼈에 새겨 잊지 말고 아무쪼록 고칠 도리를 생각하여 우리도 남과 같이 기어이 몇 해 안에 세계 각국의 죄인을 잡아 치죄하는 동등권리 찾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