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시대따라 법률도 바뀌어야(1)-제국신문(1901. 4. 25)

관리자
2017-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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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따라 법률도 바뀌어야(1)

 

 

제국신문 1901. 4. 25

 

 

나라에서 법률을 만들어 경향 간에 재판소를 설치한 뜻은 전국 인민을 위하여 서로 다투고 칭원하는 폐가 없도록 함이라, 만일 인민들이 무슨 시비가 있는 것을 재판소에서 공검하여 주는 법이 없으면 잔약한 부인들과 세력 없는 사람들은 강하고 세력 있는 사람들에게 무리한 일을 받아 목숨과 재산을 보존할 수 없을 터이니, 그러고 보면 나라는 장차 어느 지경에 이를지 모르나니 그런 고로 법률이라는 것은 곧 사람의 혈맥과 같은지라, 사람의 혈맥이 고루 통치 못하면 목숨을 보존하지 못할 것이오, 법률이 공평히 시행하지 못하면 나라가 망함을 면치 못할 것이니, 나라의 인민된 자 이에서 더 큰 일이 어디 있으리오.

 

우리나라 백성들은 법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한껏 흐린 풍속만 좋은 줄 알고 밥이나 먹으면 좋은 세상인 줄로 알고 지내며 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강하고 권리 있는 자에게 잡혀가 무리한 욕을 당하고 매를 맞고 재산을 빼앗기는 것을 보아도 남의 일이니까 상관없다고 말 한 마디도 아니하고 있다가 필경은 그런 일이 제 몸에 돌아와 세력 좋은 사람에게 집을 빼앗긴다든지 재산을 빼앗기든지 할 지경이면 그제야 겨우 입을 열어 법이 틀리네, 경우가 없네, 재판을 잘못하여 준다 하고 밖으로 다니며 한갓 칭원(稱寃 : 원통함을 들어서 말함)이나 하고 請촉(稱囑 : 청을 넣어 위촉함)이나 할 따름이니, 이러하고 어찌 무리한 일로 압제받는 것을 서럽다고 하리오.

 

우리나라 대황제 폐하께옵서 갑오년 경장한 후로 지금 법률을 여러 번 개명하사 전국에 반포하오신 책령이 일월같이 맑은지라. 그 여러 가지 법률 세측을 보면 모두 인민을 위하여 공평하게 보호하여 전국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지탱하였지, 국녹을 먹는 관원들이 자기 욕심대로 권세와 위력을 빙자하여 백성을 무리하게 압제하며 사사로운 청촉은 들어 편벽되어 천단(擅斷 : 제 생각대로 마구 처단하거나 처리함)하랍신 조목은 없는지라.

 

근일에 각 재판소에서 행정하는 것을 듣고 보건대 모든 일을 권세와 위엄으로 하는 까닭에 백성의 칭원이 하늘에 사무치니 어찌 개탄할 일이 아니리오. 근일에 정치를 의논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기를, 우리나라에 구태여 서양법을 쓸 것이 아니라 대명률과 대전회통을 실상으로 시행하여 기강을 밝게 새우면 상하귀천이 다 기틀이 짜여 문명부강하기에 어려울 것이 없다고들 하니, 이것은 시세 형편의 변함을 알지 못하는 고로 서양법률도 참고하여 써야 할 이치를 모름이라. 대저 나라에 법률 있는 것이 그물에 벼리(그물의 윗쪽 코를 꿰어 오무렸다 폈다 하는 줄)있는 것과 같다 하였으니 이는 곧 그물에 벼리가 없으면 그물이 그물 노릇을 할 수가 없다는 뜻이라. 또 그물에 벼리가 있을지라도 고기를 잡지 못하면 어찌 그물이 될 수가 있으리오.

 

이와 같이 나라의 법률을 가지고 그 나라 백성을 보호하지 못할 것 같으면 법률 있는 본의가 무엇이며 나라가 어찌될 수 있으리오. 설사 대명률과 대전회통을 실상으로 시행한다 할지라도 이 세계에서는 법률로 내 백성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이 이때 세계 각국이 통상하고 자주국들은 다 같은 권리가 있어서 동등한 율법을 가지고 서로 자기 백성들을 보호하는지라.[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