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국시(國是)를 세워 아국권(我國權)을 보호하는 법-제국신문(1902. 8. 22)

관리자
2017-11-13
조회수 1624

국시(國是)를 세워 아국권(我國權)을 보호하는 법

 

 

제국신문 1902. 8. 22

 

 

실성한 사람을 볼진대 사지백체(四肢百體)를 어찌 놀리는지 자기도 까닭을 모르고 하는 일이며, 아프고, 가렵고, 옳고, 그른 것을 도통 모르고 요동하나니, 우매한 자는 그 연고를 모르고 혹 귀신이 붙었다고도 하며, 혹 무엇에 홀렸다고도 하여 굿도 하고 예방도 하나 서양 의학사들이 발명한 의론에는 그 사람의 두골이 비어 전혀 주의가 없어 그러하다 하는 고로 고치는 법이 다만 풍병원(風病院 : 정신병원)을 지어 광인(狂人)을 모아다가 그 뜻을 맞추어 주며 차차 새 정신이 나게 하는 도리밖에 없다 하니, 이는 두골이 사람의 생각하는 곳이라, 여기서 생각하여 주의를 정하면 사지백체에 명령하는 대로 사지백체를 받들어 행하는 고로, 수족은 한두 가지 부실하여도 과히 낭패는 아니되지만 만일 두골만 부실하면 곧 정신을 다 버리는 법이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병인이 많으니 차차 개명되는 대로 나라에서 풍병원을 설시하여야 어진 정사에 유감이 없을 것이니, 지금이라도 각처에 인선한 형제들이 사립으로 설시한다면 또한 큰 사업이 되리니 대한에 가장 먼저 설시한 풍병원이라고 영원히 유전할 사업을 누가 먼저 빼앗을는지, 우리는 눈을 씻고 기다리겠노라.

 

나라의 두골은 곧 정부니, 정부의 주의는 곧 국시(國是)라 하는 것이라, 국시가 서지 못하면 일국이 곧 미친 사람의 사지백체와 같이 되며, 폐한 물건만 될 뿐이 아니라, 손은 제 머리에 불을 놓고, 제 몸에 칼질을 하며, 발은 제 다리를 차고 상하게 하며, 골절이 부러져도 아픈 줄을 모르고 필경 제 손으로 제 몸을 망한 후에야 말지니, 다만 하루인들 국시를 세우지 않고야 어찌 부지하기를 도모하리오.

 

지금 우리나라 관민들이 절충하는 바는 내 나라 백성이 외국인을 의시(疑視)함이라. 외국인 상종하면 변시(便是 : 다를 것 없이) '내 백성이 아니다, 죽어 마땅하다' 하는지라. 우리가 또한 백성들이 하는 것을 볼진대 과연 그 폐가 없지 아니하며 각 어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자기를 가르치는 나라 사람의 주의(主義)에 딸려 곧 그 나라는 세상의 제일이라, 가장 믿고 의뢰할 만하게 여기며 타국은 다 부족히 여기며 자기의 주의는 곧 잃어버려, 각 학교가 은근히 편이 갈리며 외국인을 상종하는 자와 외국인에게 고용된 자들이 또한 각기 이러하며 천주교, 희랍교에 드는 자들 중에 무식한 자 또한 이 마음이 없지 아니하여 서로 시기하며 서로 구축(驅逐 : 몰아서 내쫓음)하기를 마치 갑오 이전에 각 액형 소속과 각 궁가와 각 세도가의 청직 하인배가 서로 편당을 이루어 뽐낼 때와 흡사하며 함께 한 나라 신민이 되어 우리의 화복길흉이 다 내 나라에 같이 달렸으니 우리가 각기 각국에서 배운 바를 함께 합하여 내 나라를 흥왕시켜 가지고 우리가 다같이 복락을 누리자는 충애의 마음이 없어지니 만일 영 이러하다가는 그 해가 필경 우리에게까지 돌아올지라.

 

폴란드가 망할 때에 러시아에 의지하여 득권득리한 자와 프랑스에 의지하여 보호얻은 자가 서로 원수로 여겨 잔멸(殘滅)하다가 급기 투지를 분할하는 날에는 다 일례로 남의 노예가 되어, 외국군사가 들어와 사부의 아내와 며느리와 딸을 임의로 택하여 겁탈하며 재상의 자제들을 잡아 시베리아로 귀양보낼 때에는 당시에 러시아를 의지하고 나라를 팔아서 대신, 협판(協辦 : 외교관계를 맡아 보던 관청의 한 벼슬)의 권리를 누리며 영웅호걸 노릇하던 양반님네는 이때를 당하여 재상가에게 이런 법이 있느냐고 호령 한 마디 못하며, 주장(朱杖)이며 주뢰(周牢 : 주리), 홍사(紅絲 : 오라) 등 형구(形具)를 두고도 한 번 다시 써보지도 못하며 가슴을 찧을 뿐이라.

 

또한 당년에는 부재 기위하여 불모 기정이라, 나라일을 우리가 상관할 바 없다 하던 백성들의 생명, 재산이 어육(魚肉 : 아주 짓밟아 결단이 남)이 되는 날에는 다만 피눈물을 울어 후회할 뿐이니 그 화가 어찌 나라에만 관계 있다 하리오. 백성들이 마땅히 마음을 먼저 고쳐 아무리 싫어도 국민을 위하여 충애를 좀더 생각하여야 하겠은즉 관인들이 개탄히 여김을 또한 불가하다 이르지 못하려니와 그 관인들의 속을 볼진대 그 폐습이 또한 백성만 못지 않은지라. 그 벼슬하는 것이 몇 가지 길이 있으니 외인(外人)을 인연하여 가지고 나가는 것이 그 중 큰 길이라. 그 이치는 구태여 말할 바 아니로되 형이 먼저 한 후에 동생들에게 '부모를 잘 섬겨라' 하여야지, 만일 '나는 집을 팔아 먹되 너희는 효자가 되라' 할진대 누가 그 형의 말에 감동을 하리오. 불과 나무라고 원망하여 내 수족으로 내 몸을 때려 부수고 같이 해를 당하기를 재촉할 뿐이다. 

 

통히 말할진대 지금 관민이 하는 대소사가 어찌 하는 까닭을 모르고 하는 것이니 마땅히 국시를 먼저 세운 후에야 상하가 상통하여 사지백체의 각각하는 일이 몸을 보호하는 것이 될지라.

 

국시 세우는 법은 일후에 다시 설명하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