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문명의 세력 (2)-제국신문(1902. 8. 21)

관리자
2017-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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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세력 (2)

 

 

제국신문 1902. 8. 21

 

 

어제의 논설을 보면 지금 세상의 문명이 오대주 중에 퍼지지 않은 곳이 없으나 그 세력이 미치는 곳마다 다툼이 생겨, 썩고 묵은 구습을 변화시킨 후에야 능히 편안해지는 이치를 알지라.

 

이 일이 사람의 지혜와 성질을 따라 이루어지는 고로 어떤 나라는 혹 속히 되기도 하고 어떤 나라는 혹 더디 되기도 하나 어떤 사람이든지 한 번 이 기운에 화하여 성질이 변해진 후에는 곧 어두운 곳을 열며 완고한 사람을 화하게 만드는 것을 자기의 직책으로 삼는 공심이 생겨서 이 공심으로 인연하여 세력이 생기며 이 세력은 나라 힘으로도 막지 못하고 엄혹한 법률로도 금혹하지 못하여 날마다 자라며 해마다 퍼지니 필경은 이 세력이 온 세상에 균평히 퍼져 우열과 강약의 등분이 없이 된 후에야 피차 다툼과 빼앗음이 없어지고 병기와 전쟁이 변하여 이용후생(利用厚生)할 그릇과 태평안락(太平安樂)하는 세상이 될지라. 이 일이 몇 세기 안에 성공할 표적의 의미라. 보이는 것이 벌써 여러 가지라 얼마쯤 열린 사람은 의심없이 믿는 바라.

 

지금 교화가 잘된 나라의 사람들의 일하는 것을 보면 이 일에 전력하는 것이 제일 높은 도덕으로 아느니 이 일에 어두운 사람을 밝게 하며 환락의 백성을 안락하게 하며 잔약(孱弱)한 나라를 부강하게 하며 잔혹한 세상을 인선하게 만들어 다같이 자유의 권리와 문명의 지위를 누리게 함이라. 영, 미국사람으로 보아도 거의 백 년 이전에는 악한 정사와 악한 풍속에서 피차 환란과 곤궁을 당함이 비할 데 없더니 문명을 받은 이후로 세계의 상등인이 되니 다만 한두 사람이라도 가는 곳에서는 높이 대접하지 않는 자 없으니 이 어찌 개명의 힘이 아니리오. 그런즉 이 일에 종사하는 자는 곧 사람을 구원하며 나라를 구원하며 세상을 구원하는 자라, 그 일이 어찌 존귀하지 않으리오. 우리나라에도 이런 일에 주의하는 사람이면 많이 생기기를 바랄지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개화라 문명이라 일컬을진대 사람마다 영국법이나 미국법으로 알 뿐이어서 그 내력은 알지 못하며, 우리 황인종은 당초에 백인종만 못하며 우리 아시아주는 등분이 구라파주나 아메리카주만 못한 줄로 여기니 어찌 어둡지 않으리오.

 

자초(自初)로 그 내력을 볼진대 육천여 년 전에 인종이 아시아주 서방에서 처음 생겼고, 사천여 년 전에 홍수로 인종이 멸한 후에 노아의 자손이 그 한 지방에서 퍼져서 나라를 세우고 백성을 다스리는 법이 이곳에서 먼저 생겼고, 지금 만국에 통행하는 천문, 지리, 화학, 산학 등 각색 학문과 그외의 각색 물건 제조의 시작이 다 여기서 씨가 생겼으며, 그중 영광스러운 것은 만국에서 받드는 종교주가 다 여기서 탄신함이라. 공자와 예수와 석가모니와 모하멧 등이며 그외에 만고 동서에 유명한 성현네들이 다 아시아에서 났으니 유교는 아시아 동방에서 행하여 이 교로 힘입어 야만을 면하고 개명으로 나아갔으며, 불교는 아시아 중앙 인도국 등지에서 받들어 또한 사람의 자비와 인선을 권하였으며, 모하멧교는 아시아 서방에서 행하여 페르시아와 터키와 이집트 국이 다 준행하며 그 세력이 또한 적지 아니하니 지금 회교라 하는 것이라.

 

그러나 이 세 가지는 지금 다 쇠하여 널리 전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점점 없어져 가며 나라와 인민이 쇠잔하여 가는 바라. 예수교는 아시아에서 받지 아니하는 고로 구라파로 건너가 온 구주를 덮으니 천주 희랍교가 다 한 근원이요, 이 종교에서 새 교가 생겨 지나간 삼백 년 동안에 번성하여 구교에서 변하여 좇는 나라가 많으며, 날로 흥왕하여 아메니카주로 들어가 전파도 되고 도로 동으로 뻗어 나와 아프리카를 건너 아시아 주에 도로 와서 동편 끝의 대한과 일본까지 미치니 천하에 퍼지지 않은 나라가 없으며, 신교를 받드는 나라는 점점 흥왕하고 구교를 받드는 나라는 점점 쇠하여 가니 각국 정치가 다 교회에서 근본이 됨이라.

 

통히 말할진대 교화문명이 다 동양에서 나서 서양으로 가서 자라나 다시 동양으로 돌아옴이니, 이삼천 년 전에는 서양에서 동양학문을 위주하였거니와 지금은 동양에서 서양학문을 위주하여야 할지니 신문잡지와 각색 서책 등에 서양학식을 옮겨 전하여야 민국을 발달시키는 본의를 잃지 않음이 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