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보다 더한 나라 사랑하는 마음(1)
제국신문 1901. 6. 13
사람마다 기뻐할 때도 있고 서러워할 때도 있고 성낼 때도 있고 울 때도 있고 웃을 때도 있으나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변하는 것은 그 일이 과히 크지 아니하기에 오늘 성내었다가 내일 풀리기도 하고 오늘 좋아하였다가 내일 미워도 하고 오늘 웃었다가 내일 울기도 하는지라. 그러하나 참 사랑하는 마음이라 하는 것이 이렇게 변해서는 참 사랑이 아니요, 참 미워하는 마음이라 하는 것도 오늘 미워하였다가 내일 풀리면 참 미워하는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에는 그 사람이 나를 내가 그 사람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해야 내가 그 사람 사랑하기를 장구히 하는 법이요, 또 사람이 물건을 사랑하는 것은 얼마 동안 사랑하다가 오래되면 그 물건이 얼마큼 덜 사랑하여지는 법이라. 아비가 자식을 사랑한다든지 자식이 아비를 사랑하는 것이면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피차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받아주어야 그 사랑이 장구하지, 만일 하나는 극히 사랑하는데 또 하나는 그 사랑하는 마음의 반대되는 일을 할 것 같으면 그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큼 깊어야 필경 야속한 마음이 나는 일도 있는지라. 사랑 중에 그중 높고 제일 변하지 않고 제일 의리상에 옳은 사랑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랑이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사람 사랑하는 것과 달라서 언제라도 변하는 법이 없고 그 사랑하는 경계와 등분이 자기 목숨 사랑하는 이보다 더한지라. 아비가 자식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자식 대신 죽을 도리가 없고, 아내가 남편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남편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일이 드물되, 나라 인민이 되어 그 나라에 실례되는 일을 외국인이 행하면 자기 나라 국기를 위해 목숨을 버릴 사람이 분명한 나라에는 전국에 있는 인민 수효대로 다 그러할지라.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든지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한다면 그 일이 곤란한 줄로 생각지 않고 도리어 기꺼워서 하지만, 하는 일에는 방한이 있는지라. 그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세계에 으뜸가는 사랑인 고로 목숨을 버리면서도 그 목숨 버리는 것을 원통히 여기지 않고 너무 기꺼워 내 목숨을 전국 동포형제를 위해 버리는 것이 도리어 영광이요, 생색이라.
우리나라가 태서각국만 못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국중에 있는 사람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도 자기 목숨 사랑하는 이만큼 못하는 고로, 자기 목숨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앞서서 의리도 내 목숨만치 중하지 못하고 경계도 목숨만치 달게 여기지 못하여 욕을 보면서도 죽지 아니할 도리만 찾으며 의리에 어기는 일을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조금 분하더라도 목숨이 의리보다 더 중하게 생각하는 까닭에, 의리는 결단이 나더라도 목숨만 살아날 도리를 꾀하며 남에게 천대를 받고 외국에서 수치를 입더라도 목숨이 아까워 천대와 수치를 받을지언정 목숨은 버릴 생각이 없고, 경계에 틀리고 이치에 당치 아니한 욕과 형벌을 입으면서도 목숨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남이 나를 하등으로 대접하여도 목숨이 아까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 백성 중에 나라와 토지와 인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드문지라.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아니하는데 하물며 외국사람이 어찌 우리나라를 사랑하여 우리나라 인민을 위하고 도와주리오?
목숨보다 더한 나라 사랑하는 마음(1)
제국신문 1901. 6. 13
사람마다 기뻐할 때도 있고 서러워할 때도 있고 성낼 때도 있고 울 때도 있고 웃을 때도 있으나 사람이 이렇게 마음이 변하는 것은 그 일이 과히 크지 아니하기에 오늘 성내었다가 내일 풀리기도 하고 오늘 좋아하였다가 내일 미워도 하고 오늘 웃었다가 내일 울기도 하는지라. 그러하나 참 사랑하는 마음이라 하는 것이 이렇게 변해서는 참 사랑이 아니요, 참 미워하는 마음이라 하는 것도 오늘 미워하였다가 내일 풀리면 참 미워하는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에는 그 사람이 나를 내가 그 사람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해야 내가 그 사람 사랑하기를 장구히 하는 법이요, 또 사람이 물건을 사랑하는 것은 얼마 동안 사랑하다가 오래되면 그 물건이 얼마큼 덜 사랑하여지는 법이라. 아비가 자식을 사랑한다든지 자식이 아비를 사랑하는 것이면 아내가 남편을 사랑하는 것도 피차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받아주어야 그 사랑이 장구하지, 만일 하나는 극히 사랑하는데 또 하나는 그 사랑하는 마음의 반대되는 일을 할 것 같으면 그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큼 깊어야 필경 야속한 마음이 나는 일도 있는지라. 사랑 중에 그중 높고 제일 변하지 않고 제일 의리상에 옳은 사랑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랑이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사람 사랑하는 것과 달라서 언제라도 변하는 법이 없고 그 사랑하는 경계와 등분이 자기 목숨 사랑하는 이보다 더한지라. 아비가 자식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자식 대신 죽을 도리가 없고, 아내가 남편을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남편을 위해 목숨을 버린 일이 드물되, 나라 인민이 되어 그 나라에 실례되는 일을 외국인이 행하면 자기 나라 국기를 위해 목숨을 버릴 사람이 분명한 나라에는 전국에 있는 인민 수효대로 다 그러할지라.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든지 그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한다면 그 일이 곤란한 줄로 생각지 않고 도리어 기꺼워서 하지만, 하는 일에는 방한이 있는지라. 그러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세계에 으뜸가는 사랑인 고로 목숨을 버리면서도 그 목숨 버리는 것을 원통히 여기지 않고 너무 기꺼워 내 목숨을 전국 동포형제를 위해 버리는 것이 도리어 영광이요, 생색이라.
우리나라가 태서각국만 못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국중에 있는 사람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도 자기 목숨 사랑하는 이만큼 못하는 고로, 자기 목숨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앞서서 의리도 내 목숨만치 중하지 못하고 경계도 목숨만치 달게 여기지 못하여 욕을 보면서도 죽지 아니할 도리만 찾으며 의리에 어기는 일을 받으면서도 속으로는 조금 분하더라도 목숨이 의리보다 더 중하게 생각하는 까닭에, 의리는 결단이 나더라도 목숨만 살아날 도리를 꾀하며 남에게 천대를 받고 외국에서 수치를 입더라도 목숨이 아까워 천대와 수치를 받을지언정 목숨은 버릴 생각이 없고, 경계에 틀리고 이치에 당치 아니한 욕과 형벌을 입으면서도 목숨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남이 나를 하등으로 대접하여도 목숨이 아까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으니,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 백성 중에 나라와 토지와 인민을 사랑하는 사람이 드문지라.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아니하는데 하물며 외국사람이 어찌 우리나라를 사랑하여 우리나라 인민을 위하고 도와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