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황성신문 정지(停止) 2-제국신문(1902. 9. 13)

관리자
201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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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신문 정지(停止) 2

 

 

제국신문 1902. 9. 13

 

 

연내로 신문에 대해 논란하는 이들의 말을 듣거나 보낸 글을 보거나 항상 신문 기자를 힐난하여 말하기를 우리나라 신문은 감히 바른 말을 못하고 어름어름할 뿐이니, 볼 맛이 없고 외국 관할에 속한 신문이라야 마음대로 들어내니 쾌하다 하는지라. 그 실정을 말할진대 본사에서는 우리 생각대로 충곡을 다하여 별로 숨김이 없었으며 겸하여 본사 주의는 아무리 패리(悖理 : 이치에 어긋남)한 자라도 순리한 말로 그 마음을 감화시켜 옳고 밝은 길로 돌아와 충군애민하는 동포가 되기를 원함이라.

 

간간히 격절할 말이 없지 않으나 이는 일시 충분의 격발한 바 되어 부지중 발함이요, 실로 우리의 본의는 아니라. 어찌 흉보고 비웃고 탄핵하여 악한 자를 영히 악한 곳에 버려두는 것이 감발인심(感發人心)하는 본의겠는가? 사람이 이것은 모르고 다만 고담준론으로 남을 시비 탄핵하는 것만 쾌하게 여기니, 이는 호란낙화하는 자의 심술이요, 또한 의축하여 바른 말을 못한다 할지라도 그것을 병으로 알아 분히 여기는 이는 반드시 남 못하는 것을 홀로 하는 담력이 있을지니 신문의 옳고 바른 말을 들어 자기 성명을 크게 써서 세상에 공포할 것이거늘 종종 투서를 볼진대 충언 극언은 흔치 않고 여간 관계있는 말은 외국인의 투함통에 넣거나 성명은 숨기고 대신 별호를 지어 넣기로 무명씨로 내기도 하나니 남의 담약(膽弱)함을 꾸짓는 자의 담력이 한 층 더 약한지라.

 

이는 공부한 마음이 벗어 제 허물을 생각지 못하는 자의 악습이요, 시비곡직간에 내 나라 관원이나 내 나라 백성의 허물을 외국인이 말하는 데 대하여 분한 마음이 없는 자는 곧 제몸의 수치를 자초함이니 이는 그 말하는 외국인에게 분노함이 아니라 남이 말하도록 실수한 내 나라 동포에게 통석히 여겨 다시 그 수치가 없도록 하고자 함이 곧 자연한 정리거늘, 도리어 외국친구가 대신 압제함을 상쾌히 여길진대 이는 애국하는 충심도 없거니와 이웃 친구의 손을 빌어 친 동기를 때리며 즐거이 여김과 같은지라.

 

이는 골육상잔하는 자의 폐습이요, 내 나라 신문이 외국신문보다 무력하다 함으로 말할진대 역시 그렇지 않음은 아니나 그 연고를 말할진대 외국서는 정부에서 먼저 자본을 주어 백성으로 하여금 대한 같은 나라에 가서 신문을 내게 하고 극력보호하여 호리도 남의 도움을 받지 않도록 하는 고로 남의 시비를 공평히 평론하는 권리가 있거니와 우리 대한에서는 정부에서 먼저 사사히 실수함을 깨닫지 못하고 말하는 신문만 절증하여 보호는 고사하고 없으면 좋은 줄로 아시는 이가 또한 없지 아니한즉 백성의 힘이 어디서 나서 그 정부 관원을 보호하겠으며 또한 백성으로 말하여도 탐관오리의 어육 생령함과 외국하등인의 무례행패함을 통분히 여길진대 그런 경우를 당하여 돌아가 호소할 곳도 없는 인생에 다행이 한두 신문이 있어 빈 시비라도 말하는 것이 국민의 다행이라.

 

여기서 힘이 생겨 폐습도 차차 제할 도리가 있을진대 그 효험이 필경 국민에게 공동히 돌아갈 것이니 이 마음이 있어 경향 원근과 동서남북을 물론하고 전국이 일제히 받치는 힘이 있을진대 옳고 바른 말하는 권리가 그 중에서 생겨 탐관오리나 외국패류의 시비곡직을 일호도 거리낌이 없이 드러낼 터이니 이 지경 된 후에는 누가 감히 행패도 못하려니와 목숨이 위태한 일이 있을지라도 민심이 이에 이른 후에는 여간 충애있는 선비는 응당 국민을 위하여 먼저 죽기를 다툴지라. 어찌 위태함을 두려워하여 짐짓 함구무언할 자 있으리오.

 

이는 각국의 공회상 권리가 커서 일국대신을 무단히 시비하며 또한 그 시비하는 말이 세상에 심히 취주하여 그 평의에 떨어지기를 두려히 아는바라. 만일 대한 사람들 같아야 증인을 위하여 공감을 하다가 죽는 자 있더라도 인민이 대수롭지 않게 여길진대 무슨 힘이 있으리오. 백성이 공익상 관계되는 일은 극력보호하여 죽기까지 나가기를 직분으로 알아야 할 것이어늘 해포를 두고 신문을 가져다 않아서 편히 보고 그 값을 진작 전하지 아니하여 신문이 중지하기에 이른 후에야 다시 무슨 말을 하리오. 본사신문은 회사도 아니며 정한 주인도 없이 여러 인민에게 속한 것인즉 누구든지 주장하여 확장할 자 있으면 즐거이 부탁할 것이요, 사무를 확장하며 폭원을 늘이고 또 힘이 자라면 값을 감하여 공택에 이롭도록 할지라. 사사이익을 도모함이 아니거늘 동포의 찬조함이 이다지 적연하니 슬프다. 외로운 회로를 스스로 금치 못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