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쇠치란(盛衰治亂)은 자고로 한 번씩 돌아다니는 이치니 이는 동서가 다를 것이 없는지라. 만국사기(萬國史記)를 볼진대 동양에 이제까지 전쟁이 무수하였으나 백여 년 내 구라파의 전쟁을 볼진대 아시아주 전쟁은 불과 잠시간 지나는 풍파일 뿐이라. 실로 태평 무사한 구석에 한가히 잘 놀아 여러 백 년을 지내었고 유럽주에서는 전쟁이 잠시라도 쉴 날이 없어 풍진(風塵) 속에서 늙어 죽는 자 무수하다가 지나간 백여 년 전 나폴레옹 전쟁에 유럽의 지방과 아프리카 북방과 서아시아 지방을 모두 흔들어 천하가 대란하게 만들매 그 참혹한 병화(兵禍)는 다 말할 수 없는지라. 이 중에서 사람이 모두 깨어 다시 이런 일이 없이 영원히 태평할 도리를 각기 주장하매 지혜가 열려 사람이 귀천강약을 물론하고 각기 제 권리를 지켜 남에게 잃지 않을지니, 남이 격외에 욕심을 부리지 못하나니 각각 제 권리만 지킬진대 사람 사는 곳이 다 태평할 것이요, 다 열려 남의 무리함을 받지 않을진대 또한 강한 나라가 포악을 방사히 못할지니 세상이 다 평안하리라 하여 서로 제 몸을 먼저 개명하여 남만 못한 염려가 없이 되매 지금은 세상에 태평 무사한 곳을 찾고자 할진대 유럽주로 갈지어다.
아시아주에서는 남의 분주히 보내는 세월을 가만히 허비하고 아무 일도 못하여 평안한 데서 병이 들어 졸지에 무슨 일이 있으면 두서를 차리지 못하게 되었으니 오래 평안하면 위태로운 일이 생김을 면하기가 어려운 일이라. 서양에서 극한 동편으로 뻗어 나오게 개화가 되어 청국이 먼저 통상약조를 정할 새 청국이 허락하지 않으려 하다가 영국과 프랑스의 두 번 난리를 만나고 부득이 광을 열어 통상항구로 정하고 통상교섭을 하는 체하매 이미 사십여 년 전이라. 그 후로 간간 군제(軍制)와 학교 등을 변혁한다 하나 모두 완고한 풍습으로 실상 효험을 얻지 못하매 밖의 형세는 점점 밀어 들고 안 사정은 말이 아닌지라.
백성이 그 중에서 도탄을 견디지 못하는 중에 갑오년 일병의 난리를 만나 세상에 머리를 들지 못하게 된 이후로 광서 황제폐하께서 천하 형세를 깨달으시고 경장을 힘쓰시다가 마침내 서태후와 단천왕, 영록 등의 찬탈함을 당하여 옥체가 여러 번 위태하시나 세상공론이 없지 아니하매 어리석은 소견으로 전국 백성을 일으켜 외국인을 내치고 마음대로 하려고 해 보다가 전국의 의화단을 일으켜 각국의 연합군이 일시에 돌입하매 한두 집권한 자의 어두운 죄로 세계가 대란한지라. 인하여 청국이 영원히 없어진다는 의논이 분운하여 토지를 분할한다 하매 누가 능히 그렇지 않다 하리오.
다만 세계의 걱정하는 바는 청을 분할한 후에 각국이 좋게 흩어지지는 못할 터이니 이 뒷일이 더욱 위태하더니 다행히 각국의 화의로 연합군이 물러가고 통상조약을 다시 정한지라.이전 약조는 다 폐지되고 다시 새로 정하매 온갖 것이 곧 동서양 큰 전쟁기틀의 결말되는 날이라. 각국 관민이 주야 기다리며 의논이 무론하는 바라. 청국의 무양(無恙: 몸에 탈이 없음)히 보전함은 세계의 다행일 뿐더러 대한에 더욱 만행(萬幸)이라. 대개 지금은 동양이 소요할 시대라. 마땅히 태현무사를 구차히 도모하지 말고 용맹을 내어 나라위엄을 떨쳐가지고 세계와 같이 군평한 형세를 만들어 영영 태평 안락할 기회를 세울지어다.
동서양의 전쟁결말
제국신문 1902. 11. 5
성쇠치란(盛衰治亂)은 자고로 한 번씩 돌아다니는 이치니 이는 동서가 다를 것이 없는지라. 만국사기(萬國史記)를 볼진대 동양에 이제까지 전쟁이 무수하였으나 백여 년 내 구라파의 전쟁을 볼진대 아시아주 전쟁은 불과 잠시간 지나는 풍파일 뿐이라. 실로 태평 무사한 구석에 한가히 잘 놀아 여러 백 년을 지내었고 유럽주에서는 전쟁이 잠시라도 쉴 날이 없어 풍진(風塵) 속에서 늙어 죽는 자 무수하다가 지나간 백여 년 전 나폴레옹 전쟁에 유럽의 지방과 아프리카 북방과 서아시아 지방을 모두 흔들어 천하가 대란하게 만들매 그 참혹한 병화(兵禍)는 다 말할 수 없는지라.
이 중에서 사람이 모두 깨어 다시 이런 일이 없이 영원히 태평할 도리를 각기 주장하매 지혜가 열려 사람이 귀천강약을 물론하고 각기 제 권리를 지켜 남에게 잃지 않을지니, 남이 격외에 욕심을 부리지 못하나니 각각 제 권리만 지킬진대 사람 사는 곳이 다 태평할 것이요, 다 열려 남의 무리함을 받지 않을진대 또한 강한 나라가 포악을 방사히 못할지니 세상이 다 평안하리라 하여 서로 제 몸을 먼저 개명하여 남만 못한 염려가 없이 되매 지금은 세상에 태평 무사한 곳을 찾고자 할진대 유럽주로 갈지어다.
아시아주에서는 남의 분주히 보내는 세월을 가만히 허비하고 아무 일도 못하여 평안한 데서 병이 들어 졸지에 무슨 일이 있으면 두서를 차리지 못하게 되었으니 오래 평안하면 위태로운 일이 생김을 면하기가 어려운 일이라. 서양에서 극한 동편으로 뻗어 나오게 개화가 되어 청국이 먼저 통상약조를 정할 새 청국이 허락하지 않으려 하다가 영국과 프랑스의 두 번 난리를 만나고 부득이 광을 열어 통상항구로 정하고 통상교섭을 하는 체하매 이미 사십여 년 전이라. 그 후로 간간 군제(軍制)와 학교 등을 변혁한다 하나 모두 완고한 풍습으로 실상 효험을 얻지 못하매 밖의 형세는 점점 밀어 들고 안 사정은 말이 아닌지라.
백성이 그 중에서 도탄을 견디지 못하는 중에 갑오년 일병의 난리를 만나 세상에 머리를 들지 못하게 된 이후로 광서 황제폐하께서 천하 형세를 깨달으시고 경장을 힘쓰시다가 마침내 서태후와 단천왕, 영록 등의 찬탈함을 당하여 옥체가 여러 번 위태하시나 세상공론이 없지 아니하매 어리석은 소견으로 전국 백성을 일으켜 외국인을 내치고 마음대로 하려고 해 보다가 전국의 의화단을 일으켜 각국의 연합군이 일시에 돌입하매 한두 집권한 자의 어두운 죄로 세계가 대란한지라. 인하여 청국이 영원히 없어진다는 의논이 분운하여 토지를 분할한다 하매 누가 능히 그렇지 않다 하리오.
다만 세계의 걱정하는 바는 청을 분할한 후에 각국이 좋게 흩어지지는 못할 터이니 이 뒷일이 더욱 위태하더니 다행히 각국의 화의로 연합군이 물러가고 통상조약을 다시 정한지라. 이전 약조는 다 폐지되고 다시 새로 정하매 온갖 것이 곧 동서양 큰 전쟁기틀의 결말되는 날이라. 각국 관민이 주야 기다리며 의논이 무론하는 바라. 청국의 무양(無恙: 몸에 탈이 없음)히 보전함은 세계의 다행일 뿐더러 대한에 더욱 만행(萬幸)이라. 대개 지금은 동양이 소요할 시대라. 마땅히 태현무사를 구차히 도모하지 말고 용맹을 내어 나라위엄을 떨쳐가지고 세계와 같이 군평한 형세를 만들어 영영 태평 안락할 기회를 세울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