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문명 근원을 상고하건대 인물과 정치 교화가 다 아시아 주에서 생겨서 아프리카주를 지나 구라파로 들어가 퍼져가지고 아메리카주까지 미쳤으니 이집트와 그리스와 로마가 서로 전하여 점점 더욱 성하였고 오백 년 전에 로마가 명하여 개명이 세계에 퍼져 영, 불, 독, 미 등의 나라가 다 여기서 얻은 문명으로 날마다 진보하여 오늘날 극한 세력을 누리나니 실상은 다 우리 동양에서 근원이 생겨 아시아 모든 나라가 극히 문명한 때에 영, 미국 등은 이름도 없었거늘 어찌하여 오늘 이렇듯 성쇠의 이치가 바뀌었나니 반드시 그 연고가 있을지로다. 먼저 열린 동양은 어찌하여 이렇듯 쇠약하고 나중에 배운 서양은 어찌하여 저렇듯 강성하뇨? 그 연고를 물을진대 다만 지혜 길을 열고 열지 못하기에 있는지라. 당초 정치와 교화의 근원이 옛인들이 창설하신 바라, 모든 성현들이 아니런들 우리가 아직 오랑캐를 면하지 못하였을지니 문명의 근원을 열어 놓기는 이 성현네가 하셨다 하겠으나 일변으로 생각하면 문명의 지혜를 막은 자 또한 옛 성현네라 한지라. 옛사람의 글과 옛사람의 말을 자세히 연구하여 볼진대 항상 옛 성현은 곧 천신같이 높여 후세 사람들이 능히 따르지 못할 줄로 알게 한지라. 옛 성현의 말하지 않으신 것은 후세 사람들이 말을 못하며, 옛사람이 행하지 못하는 것은 후세 사람이 행하지 못하고, 고인(古人)이 모르는 것은 후인이 알지 못하여 설령 지혜가 고인보다 나은 자 있어도 성인의 모르는 것과 잘못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 하면 곧 난적으로 몰리매 사농공상과 각색 것이 다 옛사람의 말에 결박된 바 되어 조금도 넘치지 못함이라. 옛글에는 격물치지 등 설이 있으되 그 사람이 물건이치를 발명하지 못하여 금은동철을 캐어쓰지 못하며 전기공기 등을 잡아 쓰지 못하였나니 이 어찌 옛사람들의 해를 받아 지혜 길을 막음이 아니리요, 실상인즉 옛사람이 말한 바는 예의만 말할 뿐이요, 그 외에 참 이치가 있는 줄은 모르는 고로 그 말이 많을수록 참 이치와 어기는 것이 많은지라.
그러나 그 말한 바가 다 당세의 어두운 사람들의 의사에 합하는 고로 천신같이 받들어 추신하여 조금도 분석하지 못하였으매 어찌 지혜가 더 나갈 수 있으리요, 이러므로 옛사람의 정치와 교화가 일호도 더 늘지도 못하였나니 늘지 못하면 줄어드는 것은 자연한 아치라 인하여 동양은 이렇듯 쇠하였고 서양사람들은 중간에 유명한 철학자들이 생겨 이르되 고인의 지극한 도덕인애가 다 옳고 지킬만한 것이나 세월이 갈수록 따라 변하여야 진보가 되리라 하며 혹은 말하기를 고인이 우리들을 먼저 인도한 자 되었은즉 어찌 후손을 막으리오 하며 혹은 세상만사를 다 새로 분석, 확인하는 것을 주장 삼아 이르되 옛사람의 말씀이니 의심 없다는 말을 마땅히 버리고 일마다 먼저 의심을 두어 내 눈으로 친히 본 후에 믿어서 의심 중에서 믿음을 얻으며 이것이 참 믿음이라 하나니, 이런 말이 세상에 통행하여 모두 준신하매 이후로 새 의사가 척척히 생겨 옛사람이 못한 문명을 차차 성공할 것이라. 대한 사람들도 이런 세상을 당하여 종시 옛사람의 말만 고집하지 말고 각기 자기 지혜로 생각하여 이치를 궁구하여 제 정신을 차릴지어다.
부강문명의 근원
제국신문 1902. 10. 29
세계의 문명 근원을 상고하건대 인물과 정치 교화가 다 아시아 주에서 생겨서 아프리카주를 지나 구라파로 들어가 퍼져가지고 아메리카주까지 미쳤으니 이집트와 그리스와 로마가 서로 전하여 점점 더욱 성하였고 오백 년 전에 로마가 명하여 개명이 세계에 퍼져 영, 불, 독, 미 등의 나라가 다 여기서 얻은 문명으로 날마다 진보하여 오늘날 극한 세력을 누리나니 실상은 다 우리 동양에서 근원이 생겨 아시아 모든 나라가 극히 문명한 때에 영, 미국 등은 이름도 없었거늘 어찌하여 오늘 이렇듯 성쇠의 이치가 바뀌었나니 반드시 그 연고가 있을지로다. 먼저 열린 동양은 어찌하여 이렇듯 쇠약하고 나중에 배운 서양은 어찌하여 저렇듯 강성하뇨? 그 연고를 물을진대 다만 지혜 길을 열고 열지 못하기에 있는지라.
당초 정치와 교화의 근원이 옛인들이 창설하신 바라, 모든 성현들이 아니런들 우리가 아직 오랑캐를 면하지 못하였을지니 문명의 근원을 열어 놓기는 이 성현네가 하셨다 하겠으나 일변으로 생각하면 문명의 지혜를 막은 자 또한 옛 성현네라 한지라.
옛사람의 글과 옛사람의 말을 자세히 연구하여 볼진대 항상 옛 성현은 곧 천신같이 높여 후세 사람들이 능히 따르지 못할 줄로 알게 한지라. 옛 성현의 말하지 않으신 것은 후세 사람들이 말을 못하며, 옛사람이 행하지 못하는 것은 후세 사람이 행하지 못하고, 고인(古人)이 모르는 것은 후인이 알지 못하여 설령 지혜가 고인보다 나은 자 있어도 성인의 모르는 것과 잘못하는 것을 바로 잡으려 하면 곧 난적으로 몰리매 사농공상과 각색 것이 다 옛사람의 말에 결박된 바 되어 조금도 넘치지 못함이라. 옛글에는 격물치지 등 설이 있으되 그 사람이 물건이치를 발명하지 못하여 금은동철을 캐어쓰지 못하며 전기공기 등을 잡아 쓰지 못하였나니 이 어찌 옛사람들의 해를 받아 지혜 길을 막음이 아니리요, 실상인즉 옛사람이 말한 바는 예의만 말할 뿐이요, 그 외에 참 이치가 있는 줄은 모르는 고로 그 말이 많을수록 참 이치와 어기는 것이 많은지라.
그러나 그 말한 바가 다 당세의 어두운 사람들의 의사에 합하는 고로 천신같이 받들어 추신하여 조금도 분석하지 못하였으매 어찌 지혜가 더 나갈 수 있으리요, 이러므로 옛사람의 정치와 교화가 일호도 더 늘지도 못하였나니 늘지 못하면 줄어드는 것은 자연한 아치라 인하여 동양은 이렇듯 쇠하였고 서양사람들은 중간에 유명한 철학자들이 생겨 이르되 고인의 지극한 도덕인애가 다 옳고 지킬만한 것이나 세월이 갈수록 따라 변하여야 진보가 되리라 하며 혹은 말하기를 고인이 우리들을 먼저 인도한 자 되었은즉 어찌 후손을 막으리오 하며 혹은 세상만사를 다 새로 분석, 확인하는 것을 주장 삼아 이르되 옛사람의 말씀이니 의심 없다는 말을 마땅히 버리고 일마다 먼저 의심을 두어 내 눈으로 친히 본 후에 믿어서 의심 중에서 믿음을 얻으며 이것이 참 믿음이라 하나니, 이런 말이 세상에 통행하여 모두 준신하매 이후로 새 의사가 척척히 생겨 옛사람이 못한 문명을 차차 성공할 것이라.
대한 사람들도 이런 세상을 당하여 종시 옛사람의 말만 고집하지 말고 각기 자기 지혜로 생각하여 이치를 궁구하여 제 정신을 차릴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