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사랑함이 만국만민을 연합하는 힘(2)-제국신문(1902. 10. 22)

관리자
201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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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함이 만국만민을 연합하는 힘(2)

 

 

 

제국신문 1902. 10. 22

 

 

사람마다 남 사랑하기를 자기 몸같이 할진대 관원이 어찌 무단히 백성을 잔해하며 백성이 어찌 관원을 원망하리오상하가 다 사랑 자의 뜻을 몰라 국세 민정이 다 이러함인즉 사람의 다 각기 상고한 바라.

 

한문에도 본래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며 어른이 아이를 사랑하는 데만 이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신하가 임금을 사랑하며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데도 애군애친이라 쓰는 바니마땅히 친근하게만 쓸 것이요상하의 분별은 없거늘차차 학문의 본의는 잃고 헛되이 층등을 마련하여 윗사람이 쓰는 것을 아랫사람이 쓰지 못하게 하기로 갖가지 악습이 생기며 사랑 자 쓰기까지 분별을 만들어 아랫사람은 사랑 자를 쓰지 못한다 하나니당초 글자 뜻을 먼저 잃었거늘 어찌 그 관계를 깨달으리오.

 

당초에 사랑하는 마음이 어진 데서 생긴 것이니 어진 마음이 없는 자는 사랑할 줄 모를 것이요사랑할 줄 모른 후에는 해하고자 하는 생각이 나는 것은 인정의 자연한 이치라사람이 누가 어진 마음이 없으리요마는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겨 본심을 가리는 고로 혹 약간 재물을 인연하여 사람을 상해하기도 하며 천륜의 정을 끊기도 하나니 물건이 사람을 해함은 이다지 심하거늘 온 세상이 모두 물건에 끌리어 욕심으로 세상에 해치며 자기 몸들을 해롭게 하니 어찌 한심하지 않으리오저 물욕에 끌려 골육간에 서로 다투며 윤리를 상하는 자들로 하여금 잠시 그 불 같은 욕심을 정지하고 사람의 근본을 생각할진대 반드시 어진 마음도 날 것이요사랑하는 뜻도 있을 것이니어찌 감히 잔혹한 손을 날릴 수 있으리오.

 

오늘 세계상 인구를 통합할진대 십오억만 명이라각기 오대주에 나누어 처하여 피차 그 지방을 넘지 못하고 따로 지방을 작정하여 그 안을 지키고 풍속과 언어문자와 의복음식을 다 자의로 정하매 몇백 년 몇천 년을 지난 후에 본즉 대단히 서로 다른지라이 다른 의복을 보면 곧 저희들의 원수로 알아 피차 잔해하려 하다가 지나간 삼백여 년 이후로 만국이 문호를 서로 통하고 각색 풍속교화에 좋고 좋지 않은 것을 비교하여 좋은 것을 따르게 하매 전에 제 의견만 가지고 고집하던 완습이 변하여 남과 합할 의견이 나며 혼인을 상통하여 오색 인종이 서로 섞여 살아 정의를 친근히 하매 인하여 그 근본을 생각한즉 모두 한 조상의 자손이며 한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마땅히 서로 사랑하기를 동포같이 하여야 타구인민을 위하여 교육을 권면하며 타국인을 위하여 회당과 학교와 병원을 지어 목숨을 버려가며 일도 하며 심지어 적십자 요원을 모아 전쟁을 당하여 탄환이 비 오듯 하는 중에라도 들어가 적병이나 내 군사나 피아(彼我)를 물론하고 상한 군사를 끌어다가 극력 치료하여 살려내어 제 나라로 돌려 보내나니 이런 모든 일이 어찌 사랑 자의 힘이 아니리오지금 세상에서 이 사람이 힘으로 십오억만 인민이 함께 연합하여 복락 세계를 만들어 볼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