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함이 만국만민을 연합하는 힘(1)
제국신문 1902. 10. 21
천지 만물의 본성을 비교하면 사람은 모여 살기 마련이요, 짐승은 흩어 살기 마련이라.
그러므로 인간이란 여럿이 모일수록 서로 의뢰하고 힘입어 지혜와 권세와 재물이 더 생기며 짐승은 모일수록 빼앗기와 싸우기와 살육함이 더욱 심하나니 이는 사람은 영혼이 있어 지혜가 금수보다 나은 연고라.
그러나 금수, 곤충 중에도 밝은 짐승이 있어 길짐승의 이리떼와 날짐승 중 벌의 떼와 길벌레 중 개미떼는 다 무리를 지어 서로 보호하는 고로 형체는 지극히 작으나 남에게 능멸을 받지 아니하며 사람 중에도 야만 종류는 각각 흩어져 사방으로 다니며 노략질과 싸우기와 살육하기로 다만 수족의 힘만 믿고 살매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밥이요, 유세한 자는 무세한 자의 호랑이라. 서로 해하기만 하고 보호할 줄은 모르는 고로 백만 명이 모인 중이라도 열린 인종이 다만 일이십 명만 들어가 돌입하면 물결 헐어지듯하나니, 그 힘이 부족함이 아니요, 권세가 믿지 못함이 아니라 실로 합할 줄을 모르는 연고라.
합할 줄 모르는 인류를 합할 줄 아는 금수에게 대하면 우열의 등분이 어떠하뇨? 이 합하고 못 합하는 연고인즉 사랑 한 가지에 달렸나니, 열린 사람은 지혜가 남보다 나은 고로 자기 몸 하나가 세상에 살 동안에 모든 사람을 힘입어 복과 낙을 누리며 만일 자기 혼자만 있고 빈 천지에 남은 없을진대 홀로 살 수도 없거니와 그 고적하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할지라. 그런즉 자기의 화복길흉이 전혀 남에게 달렸고 남의 화복과 길흉이 또한 나에게 달렸나니 남이 다 착하고 어진 사람이면 나의 복락이 무궁할 것이요, 내가 또한 착하고 어진 사람이면 남이 나를 힘입어 즐거운 이익이 있을지라.
사람마다 서로 보호하고 사람마다 서로 위로하여 지방에 동서남북과 인종에 황백 적흑을 물론하고 일체로 친형제같이 사랑할진대 우리 사는 이 세상이 참 극락세계가 아니리오. 그러므로 사람마다 다 각기 자기 사는 세상을 지옥을 만들려면 만들고 천국을 만들려면 만드는 힘이 다 제게 있는지라. 마땅히 세상사람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여야 옳도다.
대한이 중간에 이으러 교화가 어떻게 쇠하였는지 상하귀천, 남녀노소, 반상관동, 각색 등분의 사람이 서로 속이고 잔해하여 정의가 점점 떠나며 원혐이 점점 깊어지니 오늘날 탐관오리라, 형악토색이라, 압제위협이라, 충애가 없다, 윤리가 끊어졌다 하여 온 지방이 모두 환란질고와 수화도탄에 모두 죽지 못하여 간신히 살아가는 중이요, 조금도 세상에 사는 재미와 낙은 없어 모두 원망하고 부르짖는 빛이니 이중에서 그 근인은 모르고 한갖 원망하고 호소만 하면 어찌 스스로 변하여 화락하게 되리오.
마땅히 그 본원을 궁구하여 그 뿌리를 먼저 고쳐야 이 귀찮은 세상도 한 번 변하여 즐겁고 반가운 세월이 되어 볼지라. 대개 그 근본인즉 사랑 ‘愛’자를 자세히 모르는 연고라. 만일 이 글자의 근본을 헤아려 남을 사랑하는 것이 진실로 제 몸을 사랑하는 도리가 되는 줄로 믿을진대 사람을 잡아다가 가죽을 벗기고 뼈를 부러뜨릴 관원이 없겠고 무죄한 자를 얽어 없이 하고 경무관(警務官)하려는 백성도 없을 것이며 그 외에 모든 불평한 일이 전혀 없을 것이거늘… [미완]
사랑함이 만국만민을 연합하는 힘(1)
제국신문 1902. 10. 21
천지 만물의 본성을 비교하면 사람은 모여 살기 마련이요, 짐승은 흩어 살기 마련이라.
그러므로 인간이란 여럿이 모일수록 서로 의뢰하고 힘입어 지혜와 권세와 재물이 더 생기며 짐승은 모일수록 빼앗기와 싸우기와 살육함이 더욱 심하나니 이는 사람은 영혼이 있어 지혜가 금수보다 나은 연고라.
그러나 금수, 곤충 중에도 밝은 짐승이 있어 길짐승의 이리떼와 날짐승 중 벌의 떼와 길벌레 중 개미떼는 다 무리를 지어 서로 보호하는 고로 형체는 지극히 작으나 남에게 능멸을 받지 아니하며 사람 중에도 야만 종류는 각각 흩어져 사방으로 다니며 노략질과 싸우기와 살육하기로 다만 수족의 힘만 믿고 살매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밥이요, 유세한 자는 무세한 자의 호랑이라. 서로 해하기만 하고 보호할 줄은 모르는 고로 백만 명이 모인 중이라도 열린 인종이 다만 일이십 명만 들어가 돌입하면 물결 헐어지듯하나니, 그 힘이 부족함이 아니요, 권세가 믿지 못함이 아니라 실로 합할 줄을 모르는 연고라.
합할 줄 모르는 인류를 합할 줄 아는 금수에게 대하면 우열의 등분이 어떠하뇨? 이 합하고 못 합하는 연고인즉 사랑 한 가지에 달렸나니, 열린 사람은 지혜가 남보다 나은 고로 자기 몸 하나가 세상에 살 동안에 모든 사람을 힘입어 복과 낙을 누리며 만일 자기 혼자만 있고 빈 천지에 남은 없을진대 홀로 살 수도 없거니와 그 고적하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할지라. 그런즉 자기의 화복길흉이 전혀 남에게 달렸고 남의 화복과 길흉이 또한 나에게 달렸나니 남이 다 착하고 어진 사람이면 나의 복락이 무궁할 것이요, 내가 또한 착하고 어진 사람이면 남이 나를 힘입어 즐거운 이익이 있을지라.
사람마다 서로 보호하고 사람마다 서로 위로하여 지방에 동서남북과 인종에 황백 적흑을 물론하고 일체로 친형제같이 사랑할진대 우리 사는 이 세상이 참 극락세계가 아니리오. 그러므로 사람마다 다 각기 자기 사는 세상을 지옥을 만들려면 만들고 천국을 만들려면 만드는 힘이 다 제게 있는지라. 마땅히 세상사람을 자기 몸같이 사랑하여야 옳도다.
대한이 중간에 이으러 교화가 어떻게 쇠하였는지 상하귀천, 남녀노소, 반상관동, 각색 등분의 사람이 서로 속이고 잔해하여 정의가 점점 떠나며 원혐이 점점 깊어지니 오늘날 탐관오리라, 형악토색이라, 압제위협이라, 충애가 없다, 윤리가 끊어졌다 하여 온 지방이 모두 환란질고와 수화도탄에 모두 죽지 못하여 간신히 살아가는 중이요, 조금도 세상에 사는 재미와 낙은 없어 모두 원망하고 부르짖는 빛이니 이중에서 그 근인은 모르고 한갖 원망하고 호소만 하면 어찌 스스로 변하여 화락하게 되리오.
마땅히 그 본원을 궁구하여 그 뿌리를 먼저 고쳐야 이 귀찮은 세상도 한 번 변하여 즐겁고 반가운 세월이 되어 볼지라. 대개 그 근본인즉 사랑 ‘愛’자를 자세히 모르는 연고라. 만일 이 글자의 근본을 헤아려 남을 사랑하는 것이 진실로 제 몸을 사랑하는 도리가 되는 줄로 믿을진대 사람을 잡아다가 가죽을 벗기고 뼈를 부러뜨릴 관원이 없겠고 무죄한 자를 얽어 없이 하고 경무관(警務官)하려는 백성도 없을 것이며 그 외에 모든 불평한 일이 전혀 없을 것이거늘… [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