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제국신문(1902. 10. 6)

관리자
2017-11-15
조회수 1616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

 

 

제국신문 1902. 10. 6

 

 

어제 논설에도 백성의 정형이 견딜 수 없이 보여 천심이 돌이킬 날이 멀지 아니한 줄을 말하였거니와 범사가 궁극한 지경에 이르러 더 갈 곳이 없으면 반드시 변하는 법이요, 변하면 반드시 달하여야 흥황하는 곳으로 나가나니 이는 자연한 이치라. 이는 사람마다 알고 일을 맡는 바인 고로 지금 기한도탄에 인명이 무수히 상하여 괴질 악질에 생령이 감소하여 해마다 인구의 감함이 전고에 드물어 호적 수효가 적어지매 탐학 토색에 견디지 못하여 고국을 떠나 외국지방으로 구명하는 자 또한 무수함이라. 이 사정을 가히 걱정하면 듣는 자 말하되 지금 대한 형편이 옛것들을 고친 때라 인명이 삼 쓸 듯하며 곤궁이 극한 지경에 이른 후에야 정신을 차려 고치고 변할 도리가 생기리라 하는지라.

 

이 말이 궁즉 달하는 이치로 보이면 심히 합당할 듯하나 한층 더 생각할진대 그 자리를 당한 자 변통함을 생각지 아니하면 스스로는 되지 않나니 비컨대 빈한 곤궁한 자 도를 즐겨하며 분수를 지킨다 하여 군을 맡고 글만 읽으며 아무 변통도 행하지 않을진대 필경 굶거나 얼어죽기를 행하지 못할 것이요, 만일 가난한 중에라도 도덕상 인애를 주장하여 자기 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기로 극력할진대 남이 반드시 살리시려 할 것이며 혹 빈한 중에서 영위상일을 경영하여 몸을 파탄하고 나서서 수족을 힘들여 벌이를 하거나 농사를 하거나 장사를 할진대 반드시 앉아 죽기를 면할 뿐이니라. 장차 부요한 사람이 되기 어렵지 않을 것이요, 또한 변통하기를 경영할지라도 지식이 부족하여 필히 잘 지낼 도리를 생애하거나 급히 부자될 길을 따르려 하다가는 도리어 가난한 채로 지내느니만 못할지라. 마땅히 지식이 있어 하고 못할 일을 분별한 후에야 옳은 길을 차차 임할지라.

 

그런즉 전국 인민의 곤궁한 정형이 또한 이러하여 백성만 아무 변통없이 도탄과 고초를 참고 견디며 죽어도 다른 변통은 없다할진대 하늘이 아무리 부지하고자 하여도 될 수가 없겠고 또한 민정이 이렇게 이른 후에는 하늘도 또한 불쌍히 여기지 않을 것이며 다른 도리 없이 함께 멸망하기를 면치 못하리니 반드시 타인이 나서서 주관하려 할지라. 불행히 죽은 자는 불쌍하고 다행히 산 자는 남의 노예를 면하지 못하나니 마땅히 백성이 먼저 변통할 도리를 생각하여 좋은 방침을 얻어가지고 죽기까지라도 힘써 화망을 면하려 하여야 하늘도 도와 줄 것이요, 이웃도 찬조할 것이요, 자기들의 나갈 길도 생기려니와 만일 아직 편할 도리만 경영하여 영구히 복락에 나아갈 길을 도모하지 아니하면 문 닫고 들어 앉아 굶고 얼어 죽는 자와 같은지라.

 

지금 우리나라 형편에 처하여 백성이 조금도 힘써 일하여 이 형편을 변하여 볼 도리는 구하지 않고 다만 앉아 자연히 면하기만 기다릴진대 백성이 다 죽을 고항에 이른들 무슨 도리가 있으리오. 필경엔 상하 관민이 다 일체로 손을 잡고 공공한 이익을 도모하여 대동지환을 면하기로 작정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변하는 도리가 생길지라. 어찌 자연히 달릴 기틀이 없으리오.

 

그러나 백성의 원기가 또한 문견을 인하여 동서를 분간할 만한 후에 생겨야 할지라. 만일 동서남북을 분별하지 못하여 어디로 가야 옳은지를 모르고 다만 앞으로 나가기만 하다가 강이나 바다에 빠지기 쉬울지니 가난을 싫어하여 남을 속이거나 남의 물건을 빼앗기를 경영하는 자와 같은지라. 지금 이 처지를 어찌 졸지에 고치리오.

 

외국인을 몰아낸다, 민요를 일으킨다 하는 것이 다 원기는 있고도 동서를 몰라 속히 변통하기를 생각하다가 도리어 더 심한 화를 당한 연유라. 마땅히 문견이 있어 이러하면 되겠고 저리하면 아니될 줄을 알아야 하겠도다.

 

그런즉 지금이 궁한 극도에 이르지 않음은 아니로되 종시 변할 기틀을 보이지 아니함은 백성이 변할 일을 생각하지 못하여 원기가 없는 연고요, 백성에게 원기가 생길진대 문견이 있어 아국편민과 부국강병할 도리에 대강 법이라도 짐작이 있은 후에야 될지라. 만일 그렇지 아니하면 한없는 극도에 이르러도 변할 힘이 영원히 없고 혹 천심이 돌아 자연 변한다 할지라도 우리의 힘으로 만들지 않을진대 남의 힘을 빌어 시킬 터인데 남의 손으로 될 일을 어찌 내 물건 되길 바라리오. 지금 천재가 생기며 운기와 행함이 모두 다 하늘이 미리 경계를 보이사 사람들로 하여금 경동하여 미리 고치기를 생각하도록 재촉하심이라. 종시 모르고 일향 무심히 앉아 화망을 달게 여기다가는 진정 천심이 남의 손을 빌어 시키기에 이른지라. 이는 벌써 증조가 여러 번 드러나나니 이는 금년에도 외국인이 대한 인민의 개진과 위생을 위하여 대신 일해주는 것을 보면 가히 짐작할 것이라. 어서 변통하기를 생각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