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국민의 권리손해-제국신문(1903. 1. 15)

관리자
201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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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권리손해

 

 

제국신문 1903. 1. 15

 

 

대한관민이 외교상 관계되는 일을 당하면 항상 말하기를 각국이 다 같은 권리가 있고 내외국 인민이 다 같은 권리가 있어 남이 능히 범하지 못할 것이거늘, 강한 나라가 항상 힘을 믿고 경위를 불고(不顧)하는 고로 어찌 할 수 없으니 차소위(此所謂) 만국공법이 대포 한 자루만 못하다 하며, 작은 나라는 공법과 약장을 알아도 쓸데없다 하는지라. 이로 인연하여 당초에 공부도 아니하려고 하며 남의 경위와 법률도 듣고자 아니하니 아찌 나라 형세가 점점 쇠하지 않으리오.

 

이는 다름이 아니라, 자래로 백성끼리 상하관민의 등분만 차려 세(勢)를 믿고 압제와 무례(無禮), 무지(無知)함만 무수히 행하여 법률경계를 다 물론한 고로 이 중에서 백성의 평등생각이 없어지며 배워서 남과 같이 될 생각도 못하며 모두 썩고 상하여 층층이 남에게 눌려 지내는 것이 큰 학습이 될 고로 다 알기를 상놈이 양반에게 눌리며, 아이는 어른에게 눌리며,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눌리는 것이 천지의 떳떳한 법으로 알며 이로 인연하여 작고 약한 나라는 크고 강한 나라에게 눌려 지내는 것이 또한 떳떳한 이치로 알아 무리를 당하여도 어찌 할 수 없는 줄로 아는 까닭이라. 이런 고로 남의 무리능멸(無理凌蔑)을 당하며 받지 못할 수치를 받고도 분한 줄도 모르고 동등권리를 찾는 도리가 있다 하여도 잘 믿지 아니함이라. 어찌 권권을 회복할 도리가 있으리오.

 

실상인즉 강한 자가 무리를 행함이 다 약한 자가 자초하여 달게 받는 연고라. 우리나라에도 근래에 이르러서는 구법을 없이하는 때인즉 증거할 수 없거니와 당초에 법 마련하던 본의인즉 약하고 작은 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라. 그런즉 약한 자가 남에게 무단히 욕을 당해도 법률에 어기는 줄을 알고 청원정조(請援正條 : 법의 도움을 바람)하여 재판조율(裁判照律)을 하여야 다시 강한 자의 행실을 징계할 것이니 만일 그 약한 자가 법에 있고 없는 것은 모르고 다만 생각하기를 부요하고 세력있는 이가 내게 능멸(凌蔑)하고 토색(討索)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 알아 정치도 않고 달게 받는다면 뉘 능히 중치(重治 : 엄히 다스림)하여 주며 그 강한 자의 무리함이 어찌 더 늘지 않으리오.

 

따라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인에게 각색 능멸과 욕을 당하여 모든 중대한 일을 고사하고 사소한 관계로 인하여 일본경찰서에 갇혀 욕을 무수히 보는 자 많으나 잡혀가 갇히는 자도 이것이 공법과 약장에 없는 법이라고 말 한 마디도 못하고 정부관원들도 내 백성 보호하기 위하여 공문거래로 국권을 세우고자 하는 자 있음을 듣지 못하였으니 어찌 원통하고 분발하지 않으리오.

 

각국 통상약장에 대한 국법이 각국들과 같이 공정히 되기까지는 대한에서 득죄하는 일인은 일본영사에게 보내어 다스리고 일본에서 득죄하는 한인은 대한 법관에게 보내어 다스리게 한다 하였은즉 일인은 지금 삼척동자라도 대한 순검이 잡아가려면 곧 거절하여 말하기를 약조에 없는 것이니 아니 가겠노라 하며 백성끼리 보호하고, 또 그 관인들이 일심으로 보호하니 그 백성은 다만 힘들더라도 외국인이 감히 능멸하지 못한즉 관원된 이야 더우기 뉘 감히 수모하리오. 대한은 백성이 우선 이 경위를 모르고 서로 보호할 줄 모르고 또한 관원이 돌아보지 아니하고 다만 내게 이해관계 없는 일이니 상관하기 싫다 하는 고로 인하여 상하관민이 다 같이 그 해를 정하는 바라.

 

상하가 일심하여 이 분하고 원통함이 뼈에 사무쳐 잊지 말고 마땅히 백성의 권리를 보호하여 백성이 능히 따로 설 힘이 생각게 하여 가지고 정부 관원네의 지위와 권리가 차차 높아지기를 기약할 일이라.

 

그러나 정부관원들의 이런 말을 들으면 혹 생각하되 우리백성도 타국과 같이 능히 정부를 받들고 보호하여 남이 무리를 행하지 못하게 하면 어찌 좋지 않으리오 하는지라. 진실로 이렇게 되기를 원할진대 백성의 힘을 먼저 받들어 주어 내 고을 원(員)이라도 도적질하는 것은 법대로 정소하여 재판하며, 내 나라 대신이라도 불의한 일을 하는 것을 들어 시비하여 무단한 압제를 받지 않아서 다른 자유로운 백성과 같이 임의로 하는 권리를 주어야 본국에서 먼저 무리함을 받지 아니하여서 장차 남의 나라 무리를 또한 당하지 않으려 할지라. 지금 이 모양으로 눌러 압제하여 내 백성은 외국인만 못하게 대접하여 놓고 남의 높이 대접받는 백성과 같이 하라 하면 어찌 될 이치가 있으리오.

 

그런즉 이 수치를 관민이 일체로 당함은 책망이 첫째, 관원들에게 있다 할지라. 관원들이 이 책망을 알아 내 백성을 좀 낫게 대접해야 하려니와 일본 공영사의 직임 맡아오는 것인즉 또한 달리 주의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매양 사소한 일로 인연하여 남의 백성을 무례히 함이 실상 공영사가 자작함은 아니나 이로 인연하여 양국 인민에게 교제가 손해되니 국민 교제 손해됨은 양국의 다 되는 바라. 대한 신민은 약장(約章 : 서로 약속한 법이나 규칙)을 의지하여 대한 법관에게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을 듯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