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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먼저 농사로 나라가 부강할 기틀을 만들라-제국신문(1901. 6. 7)

관리자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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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농사로 나라가 부강할 기틀을 만들라

 

제국신문 1901. 6. 7

 

 

 

세계에 나라마다 지형과 기후를 좇아 나라 백성들이 생재(生財: 재물을 늘림) 하는 법이 다 다른지라. 그런고로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땅이 좁고 인구가 많은 고로 곡식을 많이 이루지 못하여 인민이 생재하기를 물건 제조하는 데 힘을 써서, 그 물건을 외국으로 보내어 장사를 하여 세계에 제일가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고,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토지가 넓고 기후가 좋은 고로 농사를 힘써서 땅에서 나는 물건을 외국으로 보내어 장사하여 세계에 제일가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는지라. 그러하나 영국에도 농사하는 백성이 없는 것은 아니고 미국에도 물건 제조하는 곳이 없는 것은 아니라. 그러하되 대저 영국서는 큰돈이 제조하는 데서 생기고 미국서는 큰돈이 농사하는 데서 생기는지라.

 

조선은 토지가 넓고 기후가 세계의 상등이요 각색 물건이 잘 되는 데라. 전국에 묵은 땅이 100분의 72분이나 거저 남아 있고 인구보다 땅이 넓어 좋은 산과 들을 쓸 줄을 몰라 버려두는 데가 허다하여, 그 땅을 가지고 돈을 벌지 못하니 어찌 나라가 부강하여지며 인민의 마음들이 어찌 자유 독립이 되리오. 조선서 지금 영국 모양으로 제조도 힘쓰지 못할 것이 첫째는 제조하는 학문이 없고, 둘째는 큰 자본이 없고, 셋째는 물건을 제조하여 외국과 겨루어보기가 어려운지라. 그런고로 조선서 제일 큰돈 만들기는 농업을 힘쓰는 것이 마당한 것이 첫째는 땅이 기름지고, 둘째는 땅이 많이 있고, 셋째는 땅값이 싸고, 넷째는 농사하는 데 자본이 많이 들지 않을 터이오, 다섯째는 제조하는 학문보다 배우기가 쉬운지라. 농사란 것은 곡식만 심는 것이 농사가 아니라 소와 양과 말과 닭과 실과 기르는 것이 다 농사이라. 실상 곡식에서는 돈이 얼마 나지 않고 돈 많이 나는 것은 소 기르는 데와 나무 기르는 것과 면화 심는 것과 담배 심는 것과 실과 기르는데(서) 큰돈이 생기는 법이니,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을 하자고 들면 과히 어렵지 아니한 것이 첫째 외국 학문이 없더라도 이런 일은 우리나라 경계(經界: 상식의 범위, 판단, 방법 등의 뜻)대로만 하여도 몇 해가 아니되어 국중에 큰 이(利)가 있을 터이요, 이런 물산만 많이 만들어 외국에 팔 것 같으면 물건은 제조를 못하더라도 돈이 많이 생겨 외국 제조물을 넉넉히 사 쓰고라도 백성들이 구차하지 아니할 터이니, 누구든지 5, 6년 후 일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외국 장사할 생각도 아직 말고, 외국 물건 제조할 마음도 아직 먹지 말고, 농무(農務)를 힘쓰는데, 다만 논을 풀어 쌀 만들 생각만 말고 밭을 많이 만들어 밀을 많이 심으며, 삼남(三南)으로는 면화를 많이 심고 북도(北道)에서는 담배와 실과를 많이 기르며, 또 재목을 많이 기를 것 같으면 우선 다섯 해 후부터 큰 이가 생길 터이오, 나무 중에는 소나무보다 잡목이 이가 더 있고 잡목 중에도 참나무와 호두나무와 밤나무와 단풍나무와 피나무가 제일 세계에 많이 쓰는 나무요 값이 많은지라, 공한지대에 곡식 갈 수 없는 데는 이런 나무들을 해마다 심을 것 같으면 논 사두는 이보다 이가 더 있을 터이니, 이런 일은 힘도 과히 들지 아니하고 자본도 과히 들지 아니할지라. 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이 있고 조금만 부지런하였으면 몇 해 아니 되어 큰 효험을 볼 터이요, 나라 위하는 법이 벼슬 하여 가지고만 나라를 위할 것이 아니라 백성이 되어 재물 생길 일을 하는 것이 나라 위하는 근본이라. 나라의 벼슬 하고 월급 타먹는 사람은 외국 말로 생재(生財)하는 백성이 아니라 식재(蝕財)하는 백성이니, 식재민이 생재민 보다 많은 지경이면 그 나라는 오래 지탱치 못하는 법이라. 비유컨대 사람 열이 사는 데 하나는 생재를 하고 아홉은 그 한 사람이 버는 재물을 먹고 살 것 같으면 그 열 사람이 다 간난(艱難)한 법인 즉, 만일 다섯 사람은 농사를 하여 생재를 하고 또 3인은 농사한 사람의 생재한 물건을 저자에 내다가 매매하여 주고 벌어먹고 살고 2인은 법률과 장정(章程: 규칙, 규정)과 의리를 가지고 그 농사하고 장사하는 사람 틈에서 벌어먹고 살 터이요, 또 두 사람은 그 백성들의 일을 공평하게 하여 주고 얻어먹고 살 터이니, 그리하고 본 즉 국중에 자연히 돈이 많이 생길 것이요, 돈이 많이 생기고 보면 자연 나라가 부강할 터이라. 지금 우리나라 형편으로 말하면 생재하는 중에는 농사가 제일이니 아직은 물건 제조하는 데 힘을 덜 쓰더라도 천조물(天造物)을 많이 생기게 사람마다 유의하기를 바라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