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청국에 있는 미국인 알렌 씨의 동양형편 의논한 글 번역(2)-제국신문(1903. 2. 14)

관리자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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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에 있는 미국인 알렌 씨의 동양형편 의논한 글 번역(2)

 

 

제국신문 1903. 2. 14

 

 

청국의 형편이 터키와 같아서 러시아가 눈독을 들인지 한두 해가 아니라. 그 위험 급급함을 볼진대 산에서 사태가 나는 것과 같이 어찌 할 수 없는 것이거늘 영, 미, 독, 일 네 나라가 서로 붙들어 아직까지 부지한 것이라. 만일 청국이 이 사정을 깨닫고 기회를 서 전국을 열어가지고 진심으로 개명을 힘쓸진대 아직도 보전할 희망이 있을 것이거늘 저 집권한 이들이 다 만주에 달단인종이라 그 수효가 일천육밴만 명이요, 청인은 사억만 명이라. 저 만인들의 수효가 적으나 정부 권세를 잡고 전국 많은 인명을 압제하고 결박하는 바, 북경안에 있어 마치 깊은 우물에 사는 것 같아 밖의 말도 듣지 못하고 밖의 형편도 모르며 다만 저희의 권세와 이욕만 다투고 청인들은 십팔성에 흩어져 있어 각국에 나가 공부도 하고 돌아온 자도 적지 않은지라. 만인들은 소견이 좁아서 새것을 원수같이 싫어하며 청인들은 이목이 열림으로 날로 진보하매 이로 인연하여 청인과 만인이 점점 나누어 다시 합할 형세가 없음이라.

 

터키는 회교인종이며, 옛글에 오랑캐로 지목하던 돌궐족이라. 근본이 청국 달단인종과 한 종류이니 모두 새 법과 새 학문이라는 것을 원수같이 미워한 바라. 이와 같이 새 법과 새 학문을 들이면 만인은 두려워 백방으로 방해하며, 청인은 발분전진하나니 지금 정부에서 학교를 설시한다, 학생을 외국으로 보낸다 하는 것이 실상은 다 마음에 즐겨함이 아니라 마지 못함이라.

 

대개 청국을 삼키려 하는 나라에서는 결단코 청국의 학문과 교화의 넉넉함을 즐겨 아니하나니 이는 청인이 우둔할수록 좋아하는지라. 이러므로 각국이 청국을 권하여 백성의 풍기를 열고 지혜를 발달하게 하라 하되 만인들은 러시아의 말만 믿고 하되 러시아의 강대함을 볼진대 교화문명과 관계가 없다 했으나 지금은 사세를 면치 못할 줄 알고 부득이 하여 학당을 세우며 학도를 파송하나 러시아에서는 속으로 말하기를 지금 개화 좋아하는  한두 대관도 제어하기 어렵거든 하물며 학당을 세우고 학도를 보내어 개화 좋아하는 자 천만 인이 생기면 장차 어찌 하려느냐 하는 고로 만인이 속으로는 실상 교화문명을 힘써 행치 않으려 함이라. 개화를 실상으로 아니하려는 날은 나라가 분파될 것이요,  나라가 분파하는 날은 각국이 와서 서로 다툴 것이요, 각국이 다투는 화근은 청국 군신상하가 다 당하여 일체로 어육이 될지니 후회한들 무엇하리오.

 

오직 정치와 법률을 실로 변혁하여 개명을 힘쓸진대 모든 위험한 일이 일시에 다 풀릴지니 이는 다만 청국만 그러할 뿐 아니라, 동방 모든 나라가 다 이러하니 실상으로 개화를 구하면 적국이 물러갈 것이요, 행하지 않으면 적국이 점점 많을지니, 슬프다. 만인들이 이것을 화합하려 아니하고 압제하기만 더욱 일삼으니 여일이 그러하다가는 프랑스 나폴레옹 시절에 루이 황제가 참혹히 당하던 화를 면하지 못할지라. 바삐 학교를 많이 세우고 학도를 많이 파송하여 만인과 청인에 학문교화가 일체로 진보하여 민심을 자유로이 놓아줌으로 발달흥왕한다면 피 흐르는 일이 없이 스스로 변혁이 되고 세상에 개명한 정부가 될지니 형세가 강하며 수치가 없어질지라. 이것이 제일 평화의 주의로다.

 

대개 정부는 머리라. 머리의 영민함은 수족으로 내리나니 수족이 거꾸로 바뀌면 크게 어지러울지니 오늘날 가장 힘쓸 것은 생도를 외국에 보내어 인재를 배양하기에 있으니 명년 미국 성루이스 지방에서 만국박람회를 설시하는 바에 그 경비가 금전으로 사천만 원이라 하니 사람을 많이 파송하여 구경을 시킬진대 세계의 넓은 식견을 얻을지라 하였더라.

 

기자 왈 이상 의논이 다 절절히 대한에 긴절히 관계되는지라.

다 남의 말같지 않기로 넓게 보기로 원하거니와 저 집정하신 이들이 이런 세상 공론을 좀 들어 내의견만 고집하지 아니한다면 이 적은 인민과 작은 지방을 가지고도 돌이키기 어렵지 않을 것이거늘, 어찌 의혹함이 이다지 심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