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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국문교육-제국신문(1903. 2. 3)

관리자
2017-12-13
조회수 1467

국문교육

 

 

제국신문 1903. 2. 3

 

 

국문이 우리나라 교육 개명상에 대단 유조함은 사람마다 거의 다 짐작하는 바라. 다시 설명할 것 없거니와 만일 이 글이 아니었다면 제국신문 보시는 한문 모르는 이들은 무엇으로써 매일매일 등재하는 뜻을 보았을런지 모를지라. 만일 한문을 배워서 이 말을 보려 한다면 적어도 오륙년 후에야 이것을 볼지라, 그런즉 이 글의 효험이 어떠하다 하겠느뇨.

 

지금은 우리가 이 글로 효험을 얻었은즉 우리를 미루어 남을 생각할진대 또한 그 효험 얻을 줄을 짐작할지라. 저 게으르고 무식하여 국문 한 글자도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며칠만 공부하면 각색 책을 못 볼 것이 없을지니, 함께 가르치고 권면하여 우선 남들이 아는 여간 학식과 소문이라도 알고 차차 같은 뜻을 배워 각색 학문을 배우게 하였으면 어찌 개명 발달의 길이 이것에 있지 아니하리오. 그 급한 관계가 이러하니 국문학교를 설시하는 것이 급급하다 함이라.

 

그러나 지금은 국문학교를 설시하는 것을 긴요한 것으로 여기는 이가 많지 못한 연고로 아직도 국문교육이 발달하지 못하여 다만 개명상 주의를 안다 하는 이도 책을 국한문으로 섞어 저술하는 것만 긴요한 줄로 알지 순국문으로만 만들기는 경영하지 못하는 바라. 설령 국문을 긴히 알아 배우려 하거나 가르치려 하거나 혹 학교를 설시할지라도 교과할 책이 없어서 할 수 없는지라. 어찌 국문책 만드는 것이 더욱 긴요하지 않으리오.

 

지금 국문으로 새로 지은 책권을 대강 상고할진대 국문학교에서 가르칠 만한 것이, 첫째 초학언문이라고 하는 책이니 인천에 사는 미국인 존스 부인이 저술한 것이요, 국문 독본이라 하는 책은 존스 씨가 지은 것이요, 국문사문필지는 헐버트 씨가 지은 것이요, 심신초학이라는 것은 교회에서 발간한 것이요, 국문산술이라 하는 책은 신해영 씨가 번역하여 교회에서 박은 것이라. 이 다섯 가지가 소학교의 긴요한 국문 교과서가 될지라. 초학언문에는 국문 반절의 자모가 분간되는 법과 쉬운 문법으로 여간 장문의 문법을 분별하였고 국문독본은 각색 물리학과 교육학에 유조할 만한 이치와 이야기를 간단하게 만들어 문법이 좀 어렵고 뜻이 좀 깊게 만들어 각국 방언의 독본과 심상소학의 종류로 만들었으매 재미도 있거니와 어린 자녀들을 가르치기에 매우 깨닫기 쉽고, 심상소학은 순국문으로 서양 수글자를 써서 식량도수와 긴요한 법을 알게 하였으며, 국문 산술은 또한 각국이 통용하는 수글자로 산놓는 법을 버리고 문제와 대답을 내어 여간 소학교 중학교에 통행하는 법은 대강 올리고 국문으로 해석하여 놓았으매 한문 모르는 이가 혼자라도 보면 산학을 배울 수 있게 만들었고, 사민필자는 천문(天文)의 지구와 일월 도는 이치와 각국, 풍토, 산천, 기후, 소산, 인물 정치 등의 관계를 대강대강 말하였는지라. 이것아 다 불가불 알아야 쓸 것이라.

 

그중에 더욱 긴절한 것은 국문의 문법이라. 만일 국문으로 학문과 교육에 긴요한 책을 만들려면 반드시 일정한 문법이 있어 그대로 시행하게 하며 그 중에 부족한 것은 확장하여 더욱 정밀히 만들어야 차차 진보하여 좋은 글이 되리라. 그러나 국문을 지을 적에는 다 글자는 낸 까닭이 있었으나 공부를 힘쓰지 않고 버려 두어 연구하지 아니하매 지금 쓰는 국문이 다 법에 어긋나는 것이 많으니 이 역시 개탄할 바라. 서양교사들이 혹 고쳐 만들기도 하고 혹 새로 발명도 하여 교정한 것이 많으나 다 각기 의견이 달라 일정한 규모가 없는지라.

 

근일에 주상호(주시경) 씨가 국문 문법을 한 해가 넘는 동안이나 궁리하고 상고하여 한 권을 필역하였는데 그 글자의 생긴 시초와 음의 분별됨과 어찌 써야 옳은 것을 질정하여 놓았는데 국문 배우기에 가장 유조할지라. 누구든지 이 책을 발간하여 놓으면 큰 사업이 될지라. 유지하신 이 중 의논하고자 한다면 정동배재학당으로 가면 만나오리. 이상 몇 가지 책은 불가불 보아야 할지니 널리 구하여 보기를 권면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