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망한 나라들이 당하는 사정
제국신문 1903. 2. 27
나라가 보전하지 못하는 날은 그 화가 다만 한두 사람에게만 관계되지 않고, 군신상하가 다 일체로 당하는 것을 향일 대강 말하였으나 근년 각국 중의 망한 나라들의 당한 사정을 상고할진대 족히 증거가 되리로다.
인도국은 청국보다 큰 토지로되 영국이 차지하고 임금을 없이하며 정부를 없이하고 영국서 관원과 군사를 보내어 일변으로 탄압하며 일변으로 은혜를 베풀어 우준한 백성이 고국을 잊고 영국의 충민이 되게 하되 혹 충분(忠憤)한 마음이 있어 고국을 회복하고자 하는 자는 먼 섬이나 끊어진 지방에 귀양을 보내어 후환이 없게 하며 벼슬을 다 영국백성이 전임하되 토민은 등급을 마련하여 혹 순검이니 주사 등 소임은 얻어 맡기되 이상 중임은 얻어 하지 못하며 학교에도 정치, 법률 두 가지 학문은 토민이 배우지 못하게 하노니 이것은 지금 세상에 제일 개명한 나라가 제일 관후하게 속지를 대접하는 법이라.
연전에 어떤 인도국 사람 하나가 일본에 와서 유람할 새 대한학도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일러 왈 '나는 인도국의 세가(勢家) 자손으로 연기(年紀)와 재품이 무엇이든지 배울 만한 때인데 법률이나 정치는 배우지 못하매 배워도 쓸 곳이 없으니 어찌 망국한 원한이 대대로 골육에 맺히지 않으리오. 그대들은 이 좋은 기회에 부지런히 힘써 나라를 우리 인도같이 만들지 말며 그대 후생들로 하여금 오늘날 나의 원통함을 당치 않게 하라' 하였다더라. 그러나 각국이 오히려 영국의 관후함을 칭송함은 전같이 포악한 학정을 행치 아니하며 오히려 학교를 설시하여 토민을 교육하여 은혜를 베풀어 인심이 자연귀화하게 만드는 연고라. 이전에 그 포악한 임금과 탐학하는 관원들이 백 가지로 백성을 잔해하는 데 비하면 위에 있던 이들에게는 백성을 더 해하지 못하게 하여 백성들을 그 탐학을 면하니 오히려 다행할지라. 이러므로 영국의 속지된 것이 도로 인도의 다행이라 하나 그 실상이야 백성인들 어찌 복으로 여기리오. 천만고에 무궁한 원한을 실로 잊을 날이 없으리로다.
대만은 갑오년에 청국이 일본에 돌려 보낸 후로 일본이 관찰사로 보내어 이전 청인의 학정을 물리치고 공평한 법을 행하매 우준한 백성들은 다행히 여기나 혹 충분있는 선비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일본을 반대하여 종종 지방이 조용하지 못하니 일본이 군사를 파송하여 처 없이 하고 병화가 도처에 미치매 무고잔민의 혈육이 적국군사의 칼날에 어육될 뿐이라. 지금도 해마다 토비가 일어나니 저 청국관원된 자들은 토지만 잃어버렸을 뿐이지만 그 곳 백성은 해마다 무고히 병화를 당하여 원통한 피가 도처에 현만하니 어찌 윗사람들에게만 화라 하리오.
폴란드는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 삼국이 분할한 후에 고슈스코라 하는 장수가 군사를 모집해서 러시아를 대적하여 전국이 향응하매 러시아병이 쳐들어와 무수히 노략하고 경향에 편만하여 부녀와 노약을 한없이 살해하고 대신과 세가들이 러시아를 태산같이 믿고 전후 탐학은 임의로 행하며 백성을 누르고 나라를 팔아먹던 권문세가들의 부인을 겁측하며 재물을 탈취하고 고국을 생각하는 자는 시베리아 황무한 땅으로 귀양보내어 부자형제가 평생을 보지 못하게 하며 옛적의 유명하던 누대궁실은 모두 없애 예전에 풍류경개는 여지 없이 만들며 백성으로 하여금 본국 말을 서로 통하지 못하게 하여 혹 우연히 옛말을 쓸진대 순검이 잡아 혹 가두고 중벌도 행하며 혹 말꼬리에 달아 몇십 리씩 말을 몰고 가기도 하며 나라와 정부명색은 연히 빈터만 남기매 그 동안 화가 다만 그 나라 상하 신민된 자들에게만 미칠 뿐 아니라 심지어 산천초목까지도 앙화를 입지 않은 곳이 없더라. 이러한 중에서 인종이 자연히 줄어서 이 지방에서는 수화의 재앙도 자주 생기며 질병의 참화도 자주 와서 토민이 스스로 없어지며 그 나라 인종은 혹 부지중에 살해하기도 하고 혹 그 토지를 차지한 나라에서 잡아가기도 하여 그 목숨을 붙여 두어도 따로 가두어 그 친척도 임의로 보지 못하며 외인은 무단히 통치 못하게 하여 옥중세월로 여년을 마치게 하나니 이는 혹 그 임금이 분한 생각을 두어 어떤 반대하는 의논이 생길까 염려함이라. 망하는 나라의 임금과 신하와 백성이 누가 그 화를 당하지 아니하리오. 이것이 지금 잔약한 나라들의 매일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바로다.
우리가 감히 사실을 숨기지 않고 당돌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심한 듯하나 지금이 어떤 때이뇨? 형편이 이미 다 기울어진지 오랜지라. 이때 말 한 마디도 못하다가 이만한 말도 할 계재가 없게 된 후에는 이만 충분한 말이나마 어디서 들어보며 할 사람은 어디 있으리오. 창자에 가득한 피를 한 조각 종이에 토함이로다.
패망한 나라들이 당하는 사정
제국신문 1903. 2. 27
나라가 보전하지 못하는 날은 그 화가 다만 한두 사람에게만 관계되지 않고, 군신상하가 다 일체로 당하는 것을 향일 대강 말하였으나 근년 각국 중의 망한 나라들의 당한 사정을 상고할진대 족히 증거가 되리로다.
인도국은 청국보다 큰 토지로되 영국이 차지하고 임금을 없이하며 정부를 없이하고 영국서 관원과 군사를 보내어 일변으로 탄압하며 일변으로 은혜를 베풀어 우준한 백성이 고국을 잊고 영국의 충민이 되게 하되 혹 충분(忠憤)한 마음이 있어 고국을 회복하고자 하는 자는 먼 섬이나 끊어진 지방에 귀양을 보내어 후환이 없게 하며 벼슬을 다 영국백성이 전임하되 토민은 등급을 마련하여 혹 순검이니 주사 등 소임은 얻어 맡기되 이상 중임은 얻어 하지 못하며 학교에도 정치, 법률 두 가지 학문은 토민이 배우지 못하게 하노니 이것은 지금 세상에 제일 개명한 나라가 제일 관후하게 속지를 대접하는 법이라.
연전에 어떤 인도국 사람 하나가 일본에 와서 유람할 새 대한학도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일러 왈 '나는 인도국의 세가(勢家) 자손으로 연기(年紀)와 재품이 무엇이든지 배울 만한 때인데 법률이나 정치는 배우지 못하매 배워도 쓸 곳이 없으니 어찌 망국한 원한이 대대로 골육에 맺히지 않으리오. 그대들은 이 좋은 기회에 부지런히 힘써 나라를 우리 인도같이 만들지 말며 그대 후생들로 하여금 오늘날 나의 원통함을 당치 않게 하라' 하였다더라. 그러나 각국이 오히려 영국의 관후함을 칭송함은 전같이 포악한 학정을 행치 아니하며 오히려 학교를 설시하여 토민을 교육하여 은혜를 베풀어 인심이 자연귀화하게 만드는 연고라. 이전에 그 포악한 임금과 탐학하는 관원들이 백 가지로 백성을 잔해하는 데 비하면 위에 있던 이들에게는 백성을 더 해하지 못하게 하여 백성들을 그 탐학을 면하니 오히려 다행할지라. 이러므로 영국의 속지된 것이 도로 인도의 다행이라 하나 그 실상이야 백성인들 어찌 복으로 여기리오. 천만고에 무궁한 원한을 실로 잊을 날이 없으리로다.
대만은 갑오년에 청국이 일본에 돌려 보낸 후로 일본이 관찰사로 보내어 이전 청인의 학정을 물리치고 공평한 법을 행하매 우준한 백성들은 다행히 여기나 혹 충분있는 선비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일본을 반대하여 종종 지방이 조용하지 못하니 일본이 군사를 파송하여 처 없이 하고 병화가 도처에 미치매 무고잔민의 혈육이 적국군사의 칼날에 어육될 뿐이라. 지금도 해마다 토비가 일어나니 저 청국관원된 자들은 토지만 잃어버렸을 뿐이지만 그 곳 백성은 해마다 무고히 병화를 당하여 원통한 피가 도처에 현만하니 어찌 윗사람들에게만 화라 하리오.
폴란드는 러시아, 독일 오스트리아 삼국이 분할한 후에 고슈스코라 하는 장수가 군사를 모집해서 러시아를 대적하여 전국이 향응하매 러시아병이 쳐들어와 무수히 노략하고 경향에 편만하여 부녀와 노약을 한없이 살해하고 대신과 세가들이 러시아를 태산같이 믿고 전후 탐학은 임의로 행하며 백성을 누르고 나라를 팔아먹던 권문세가들의 부인을 겁측하며 재물을 탈취하고 고국을 생각하는 자는 시베리아 황무한 땅으로 귀양보내어 부자형제가 평생을 보지 못하게 하며 옛적의 유명하던 누대궁실은 모두 없애 예전에 풍류경개는 여지 없이 만들며 백성으로 하여금 본국 말을 서로 통하지 못하게 하여 혹 우연히 옛말을 쓸진대 순검이 잡아 혹 가두고 중벌도 행하며 혹 말꼬리에 달아 몇십 리씩 말을 몰고 가기도 하며 나라와 정부명색은 연히 빈터만 남기매 그 동안 화가 다만 그 나라 상하 신민된 자들에게만 미칠 뿐 아니라 심지어 산천초목까지도 앙화를 입지 않은 곳이 없더라. 이러한 중에서 인종이 자연히 줄어서 이 지방에서는 수화의 재앙도 자주 생기며 질병의 참화도 자주 와서 토민이 스스로 없어지며 그 나라 인종은 혹 부지중에 살해하기도 하고 혹 그 토지를 차지한 나라에서 잡아가기도 하여 그 목숨을 붙여 두어도 따로 가두어 그 친척도 임의로 보지 못하며 외인은 무단히 통치 못하게 하여 옥중세월로 여년을 마치게 하나니 이는 혹 그 임금이 분한 생각을 두어 어떤 반대하는 의논이 생길까 염려함이라. 망하는 나라의 임금과 신하와 백성이 누가 그 화를 당하지 아니하리오. 이것이 지금 잔약한 나라들의 매일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바로다.
우리가 감히 사실을 숨기지 않고 당돌히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심한 듯하나 지금이 어떤 때이뇨? 형편이 이미 다 기울어진지 오랜지라. 이때 말 한 마디도 못하다가 이만한 말도 할 계재가 없게 된 후에는 이만 충분한 말이나마 어디서 들어보며 할 사람은 어디 있으리오. 창자에 가득한 피를 한 조각 종이에 토함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