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세계의 제일 위태한 곳들 (1)-제국신문(1903. 4. 3)

관리자
2018-01-15
조회수 2156

세계의 제일 위태한 곳들 (1)

 

 

제국신문 1903. 4. 3

 

 

지금 세계는 각국이 세력과 상업과 지혜와 학문으로 서로 다투고 침탈하는 세상인즉 지난 백 년 동안에 망해 없어진 나라도 여럿이거니와 지금 당장 위태해져가는 나라가 또한 여럿이라. 어느 나라든지 위태해지는 것은 성사가 밝지 못해 형세가 약한 까닭이요, 형세가 약해 그 나라가  망하게 되는 날은 각국이 다 흔단이 생겨 평정함을 보전치 못하나니 이러므로 지금 동서양에 상업을 힘쓰는 나라들은 세상이 두루 평안무사하기를 바라며 세상이 태평하기를 바란즉 남의 나라가 약해가는 것을 더욱이 근심해 아무쪼록 붙들어 강하게 만들기를 원하는 바나, 급기야 권하는 말과 일도하는 뜻을 듣지 아니할진대 마침내 어찌 할 수 없이 거판(擧板 : 가산을 탕진함)하고야 말지니 이 세상은 실로 한없이 편안하기도 하고 한없이 위태하기도 하다.

 

지금 각국의 시비가 모여들어 풍진의 기상이 맺히는 곳을 말하건대, 구라파주에는 터키국이 위태한지라. 그 나라의 속국 마케도니아지방의 관계로 인연해 무수히 시비가 되던 것을 이탈리아와 러시아가 발론한 대로 열국의 합동한 의견을 받아서 터키정부로 하여금 마케도니아 지방을 개량하게 하매 터키국이 부득이 그 발론한 대로 행하기를 약조하였으니 터키국에 재정이 없어 필경 기한 안에 성사하지 못할 터이니 그 때는 양대국이 흔단을 타서 약조를 시행하지 아니함을 빙자하고 곧 군사를 들어 전쟁을 일으킬지니 터키국이 구라파 주에는 제일 무도한 야만이라 각국과 교통함에 신의가 없었는지라. 그 때를 당하면 타국이 응당 구원하기를 즐겨 아니할지니 아직은 비록 무사하나 위험한 흔단이 깊이 미쳤고, 아시아 서방으로는 페르시아국이 가장 위급한지라.

 

연래로 국권이 서지 못해 러시아와 영국이 서로 페르시아 국광을 달래며 꾀어셔 터키권을 얻으려 하며 서로 승강하는 중에서 나라가 점점 없어져 가는데 필경은 러시아 세력이 더 장하게 되는 고로 영국 외부대신 크랜본이 근일에 드러나게 설명하되 우리가 청국일에 대해 대단히 미흡하게 여기는 바이나 페르시아 일이 더욱이 미흡하다 하였으며 독일이 기왕부터 페르시아만 상류에 쿠웨이트 지방을 욕심내던 바라 이중에서 조금도 물러날 생각이 없을 것이요. 영국은 정부 보호자를 그 안에 두어 페르시아국 관할을 받지 않고 내정을 간여하게 하려 하매, 이것을 가장 긴요한 문제로 여기며 러시아는 테헤란 지방에 해관들과 선척출입을 금지하는 권리를 맡아 영국세력을 방해하려 하며,

 

좀 더 동방으로 벗어나오면 태국 문제라, 연래로 지방경계를 다투어 승강이 되다가 불란서 외부대신 엘케시 씨가 약조를 정해 결정하였더니 불란서 국회에서 무수히 그 약조를 반대해 그 약조가 아직 조인을 행치 못하였고 인해 반대도 차차 정돈이 되어 가는 모양이니 이는 태국국왕 출랄롱콘 전하의 혁신하는 히믕로 차차 시비는 없어질듯하며,

 

먼 동방으로 나와서는 청국 만주지방에 각국이 러시아 권리를 반대해 형세가 가장 불평한 고로 러시아가 장차 철병해 물러가려 한다 하였으니, 그 실상인즉 속으로 군사를 점점 더 늘려서 조금도 물러갈 기별이 없으매, 각국이 결단코 러시아의 세력을 심상히 보고 있을 리 만무하다고 의논들 하는 바라.

 

장차 어찌될는지 모르거니와 시비는 은근히 미쳐 있으며, 아프리카 주에는 서편 해변으로 반당이 일어나 모로코국왕을 찬탈하려 하는 형세가 창궐(猖獗 : 몹쓸병이나 세력이 자꾸 얼어나서 걷잡을 수가 없이 퍼짐)하더니 다행히 관병의 세력이 장해 여러 번 쳐 파하매 반당이 장차 쇠잔해 가는데 근일은 불란서 외부대신을 소개해 영국과 정의를 친밀히 해 모로코국의 다가올 앞날에 일어날 일을 보전해 달라하며,

 

아프리카주 동방에 셤말랜드의 문제와 남아메리카주 베네주엘라국 문제는 다 아직 결말이 나지 아니하였는데 베네주엘라국에는 영국과 독일 두 나라 상민이 많이 거류하는데 항상 차관을 청구하고 기한에 잘 갚지 아니하고 필경은 양국인민을 가두고 놓지 않는지라. 무수히 시비하다가 필경 양국이 군함을 파송해 항구를 봉쇄하며 선척을 빼앗으니 이 때에 마침 백성이 기회를 타서 일어나 내란이 급급한지라. 즉시 상민을 방송하고 담판으로 미루어 평화결정함을 청구하는 중이라 하니, 그외에 여간 시비 생기는 것은 다 이중에 말할 것 없으며…… [미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