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옥중전도-신학월보(1903.5)

관리자
2017-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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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전도

 

 

신학월보 1903.5

 

허구한 옥중 생활에 거연(모르는 사이에 슬그머니)히 6년이 되오니 자연히 인간 고초도 많이 겪었삽거니와, 고초 중에서 자연히 경력이 많이 생겨 항상 세상을 대하여 말씀하고 싶은 것이 또한 무궁무진하오나 그렇지 못한 사정이 여러가지인고로, 귀월보를 볼 때마다 홀로 침음울울할 뿐이옵드니, 다행이 오늘 기회가 있기에 옥중 경력의 두 가지 긴중한 것을 말씀코저 하오니 이 두 가지인즉, 첫째 깨달음이요 둘째 감사할 일이라.

 

세상 사람이 항상 남의 허물은 보기 쉽되 자기 허물은 보기 어렵고 자기 허물은 용서하기 쉬우나 남의 허물은 용서하기 어려운고로, 사람이 한 번 국법을 어기고 옥중에 들어가 몸이 징역에 처한 자를 보면 곧 세상에 용납지 못할 인생으로 알아 함께 접화하기 싫어하며, 심지어 죄지은 자는 다 죽여 없애야 절도 강도 등의 이 삼차 삼 사차 다시 들어오는 폐단이 없으리라 하며, 나도 또한 밖에 있을 때에는 이 뜻을 합당히 여겨 악한 자를 화하여 착한 자가 되게 하는 도가 있는 줄을 깊이 믿지 못하였삽드니, 옥중에 들어와 본즉 위생 간수 등속의 가련측은한 사정은 이루 말할 수도 없고 다만 글보는 것을 금하는 전례가 심히 엄하여, 혹 언문고담책을 사사로이 보다가 발각되면 곧 빼앗으며 혹 오랜 죄수가 공부를 하여보겠노라 하면 관원들의 대답이 이곳은 학당이 아니라 하매, 혹 유지한 자가 있어도 공부하기를 생의치 못하는데 어디서 착한 말을 얻어 들으며 착한 말을 듣지 못한 후에야 어디서 회개하는 마음이 생기리오. 이러므로 신문에 이르기를 감옥서는 회개시키는 복당이 아니요 곧 도적 기르는 굴혈이라 하였나니, 이로 볼진대 오륙 년 전 옥정의 어떠함을 가히 알리로다.

 

그 중에 내가 홀로 특별한 인기를 얻어 내외 국문의 여러 가지 서책을 얻어, 주야잠심하며 같이 있는 친구들을 간절히 권면(타일러서 힘쓰게 함)하여 가르치니 몸 이르는 곳에 스스로 문풍이 생기더라.

 

다행히 본서장 김영선 씨와 간수장 이중진씨가 도임한 이후로 옥정도 차차 변하여 진보한 것이 많거니와, 총명한 아이들을 교육할 일로 종종 의론하다가 작년 음력 구월에 비로소 각간에 있는 아이 수십 명을 불러다가 한 칸을 치우고「가갸거겨」를 써서 읽히니, 혹 웃기도 하고 혹 흉도 보고 혹 책망하는 자도 있는지라.

 

좋은 일이 의례히 이러한 줄로 아는 고로 여일 일심하여 지금 반년이 못 되었는데 국문을 다 잘 보고 쓰며, 동국역사와 명심보감을 배워 글자 쓰기와 뜻 알기가 어려서부터 배운 아이들만 못하지 아니하며 영어와 일어를 각기 자원대로 가르쳐서 성취함이 가장 속히 되었으매, 외국 교사가 시험하여 보고 대단히 칭찬하였으며 산술의 가감승제를 매우 잘 하며 지도와 각국의 유명한 일과 착한 생활을 듣고 감회한 흔적은 여러가지인데 다 말할 수 없으며, 신약을 여일히 공부하여 조서 기도를 저의 입으로 하며 찬미가 너더댓 가지는 매우 들을 만하게 하며 언어행동이 통히 변하여 참사람된 자 여럿이며, 어린 마음이 장래에 어떻게 변할는지는 알수 없으나 지금 믿을 만한 사람은 이 중 몇 아이만한 사람이 많지 못한지라.

 

배우기를 원하는 어른이 여럿인 고로 한 칸을 또 치우고 좌우로 나누어 영어와 지리와 문법을 공부하여 성취함이 대단함에 속하니 이는 다 전에 한문과 외국언어를 연습한 선비들이라, 그 공효에 속함을 이상히 여긴 바 아니라 이 어른의 방은 신흥우씨가 거하여 가르치며, 양의종씨가 거하여 가르치는데 공부 여가에는 성경 말씀과 옳은 도리로 주야 근면하여, 나는 매일 한시를 분하여 두 군데를 가르치매 관계되는 일이 불소하여 자연히 분주하나 성취되어 가는 것이 재미있어 괴로운 줄을 깨닫지 못할지라.

 

매 토요일은 본서장이 대처에서 직접 도강을 받은 후에 우열을 보아 종이로 상급을 주며 불하는 자는 절로 벌을 행하여 매 주일은 정학하는데 뱅커목사가 와서 공부한 것을 문답도 하며 성경 말씀도 가르치매 그 효험이 더욱 대단한지라.

 

그 동안 내외 친구들이 연조한 것도 많은 중 제물포 사시는 어떤 친구는 제국신문사로 성명없이 편지를 하고 지폐 이 원을 보내서 감옥서 학비를 보태어 아이들의 의복을 고쳐 입히니 참 감사할 만한 일이라. 대강 경장(묵은 제도를 고쳐 새롭게 함)이 이러하매 전일에 가르치는 것을 불가하게 여기던 이들이 보고 탄복하여 극력 찬조하나니, 예수 말씀에 병인 있어야 의언이 쓸 데 있느니라 하신 뜻을 깨달을지라.

 

아무리 악한 죄인이라도 밉게 여겨 물리칠 것이 아니라, 사랑하여 가르치면 스스로 감회되어 의원이 병인 고친 것같이 효험이 드러날지니 이것이 나의 깨달은 바이오.

 

혈육의 연한 몸이 오륙년 육고에 큰 질병 없이 무고히 지내며 내외국 사랑하는 교중 형제자매들의 도우심으로 하도 보호를 많이 받았거니와, 성신이 나와 함게 계신 줄을 믿고 마음을 점점 굳게 하며 영혼의 길을 확실히 찾았으며, 작년 가을에 호열자가 옥중에 먼저 들어와 사오일 동안에 육십여명을 목전에서 끌어내릴새,  심한 때는 하루 열일곱 목숨이 앞에서 쓰러질 때는 죽는 자와 호흡을 상통하며 그 수족과 몸을 만져 시신과 함께 섞여 지냈으나 홀로 무사히 넘기고 이런 기회를 당하여 복된 말씀을 가르치매 기쁨을 이기지 못함이라. 

 

작년 예수 탄신일에 우리도 다행히 구속하심을 얻은 사람이 되어 기쁜 정성도 측량 없거니와 만국 만민의 영광스런 명일을 옥중에서도 처음 경축하는 것이 또한 용이치 않은 기회인고로, 관원과 죄수들이 우연히 수합한 돈이 뜻밖에 수백량이 된지라. 다과를 예비하고 관민 사십여명이 모여 즐거이 경축할 때 그 지낸 예식은 다 말할 수도 없으며, 이날 오전에 뱅커목사께서 예물을 후히 가져오고 위로차 오셨다가 모인 아이들을 보고 대단히 기뻐하며, 매 주일날에 와서 가르치기를 작정하며 관원들이 다 감사히 치사하였으며 서적실을 실시하여 죄수들로 하여금 임의로 책을 얻어 보게 하려 하매, 성서공회에서 기꺼이 찬조하여 오십 원을 위한(기한이나 한도를 정함)하고 보조하기를 허락하여 사백량 돈을 들여 책장을 만들고 각처에 청구하여 서책을 수합하여 심지어 일본과 상해의 외국 교사들이 듣고 서책을 연조한 자 무수한지라. 

 

영서 국문 한문의 모든 서책이 지금 있는 것이 이백오십여권인데 처음 십오일 동안에 책 본 사람이 이백육십팔인이요, 지난 달은 일삭 동안에 통히 이백사십구인이라. 

 

천문 신학 경제 등 모든 정치상 관계되는 책이 더 있으면 보는 사람이 더욱 많을 터인데 방금 구하여 오는 책이 불소하다 하는지라 국민이 이만치 유조(도움이 있음) 할 일이 없을 듯하도다.

 

이 험한 중에서 이 험한 괴질을 겪으며 무사히 부지하여 있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하시는 자녀들로 하여금 나를 감화시키는 힘을 주시지 아니하였으면 이 일에 도움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요,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으로 세상 죄인들을 감화시키는 교가 아니면 불소한 재정으로 서적실을 졸지에 설치하였을 수 없을지라.  이것이 나의 일인 바 하느님의 은혜를 감사함이니 이 깨달음과 감사함으로 여일히 힘쓰면 오늘 심는 겨자씨에서 가지가 생겨 공중에 새가 깃들이게 될 줄을 믿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