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신문의 세 가지 목적-매일신문(1898. 4. 12)

관리자
2017-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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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세 가지 목적

 

 

매일신문 1898. 4. 12

 

 

신문이라 하는 것이 나라에 크게 관계가 되는 것으로 세 가지 목적이 있으니, 첫째 학문이요, 둘째 경계요, 셋째 합심이라.

 

지금 우리나라의 국세와 민정이 곤궁 위급하매, 급히 별반 방책을 마련하여 조야 신민이 동심합력하여 외교내치상에 일신히 떨쳐나는 기상이 있고서야 후일 지탱할 바램이 있을 터이지, 만일 구습을 면치 못하여 종시 내 나라 예약 문물과 내 집안 지체문벌이나 진진히 의논하고 내외국 시세 형편을 도무지 모르고 안연(편안함)히 앉아서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에 어느 때나 좀 나을까 하여 백성의 환란도탄은 위를 원망하며 정부의 화패위란은 아래를 충원하여 서로 밀고 앉아 세월만 끌어 갈 지경이면, 머지 아니하여 장차 어떤 지경에 이를지 모를지라.

 

슬프다 오늘날 경향간에 기한(굶주림과 추위)에 궁진(다하여 없어짐)한 민정이 어떠하뇨, 단정코 하루바삐 별반 변통이 있어야 백성이 몸과 집안을 보존하며 나라가 종사와 정부를 지탱하여 갈지라, 그러한즉 변통은 누가 할꼬, 백성과 정부가 일심하여야 할지라. 그런즉 옛것을 고치고 새것을 좇아 백성과 국가를 보존하게 함을 사람마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건마는 어찌하면 부강의 근원이며 남의 나라는 무슨 도리로 문명개화에 나아 가는고, 서로 물으매 서로 모르니 이는 백성이 어두운 까닭이라, 그 어두움을 열어주자면 신문에 지나는 것이 없는지라.

 

서양 제국의 이전 역사와 요사이 새로 나는 신문을 광구(널리 구함)하여 고금을 비교하며 그 근원을 궁구(깊이 연구함)하여 신문에 기재하여 가지고 국민의 이목을 날로 새롭게 하니, 이것이 이른바 신문이 학문에 관계된다 함이요, 또한 서양 문명한 나라에서도 얼마쯤 괴악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여러 사람이 공평하게 외론하는 데서는 법률에 끌려 자기의 욕심과 악한 행실을 감추고 공의를 따르는 법인 고로 법강이 분명하여 어두운 일과 사사로운 의론이 세상에 행치 못하는 바인데, 대저 공정하기는 신문에 지날 것이 없는 것은 당초에 신문이 한두 사람을 위하여 조용한 구석에서 가만히 보라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드러내 놓고 널리 전하기로 주장하니, 그 여러 사람들을 다 고르게 위한즉 말이 공평할 수밖에 없는지라. 공평한 말이 세상에 행하면 그 결실은 필경 법강과 경계가 바로 설지니 이것이 이른바 신문이 경계에 관계된다 함이요, 나라는 한집안과 같은지라.

 

정의를 상통치 못하고 의견을 바꾸지 못하여 부모가 무슨 걱정이 있으며 자식이 무슨 기쁨이 있고, 하인이 무슨 원통함이 있는지 몰라 한편에서는 웃고 또 한편에서는 울어 서로 보기를 초월같이 할 지경이면, 서로 위로하며 기쁘게 하여 세상에 사는 재미가 있게 한가족 같이 화합하여 지내기는 커녕 정의가 자연히 상하여 싸움과 다툼이 생겨 서로 모해하며 원망할지니, 그 안의 살림인들 어찌되면 졸지에 큰 일이 있으면 누구와 더불어 의론하리오. 우리 대황제 폐하의 성덕이 하회 같으시어 우리를 자식같이 애육하실 새, 법륙을 경장하시고 독립 기초를 창업하사 우리를 태평지역에 인도하려 하시고 특별히 조칙을 내리시어 의지없는 자를 율법으로 보호하시며 곤궁한 자를 진휼로 구호하사 그날에 다하도다.

 

이 백성들이여 덕택에 어찌 하신지 모른고 혹 탐관오리의 준민고택(백성의 재물을 마구 긁어냄)하는 허물로 인하여 어지신 황상을 원망하며 또한 나라에 무슨 경사와 걱정이 있음을 서로 통기(종지)할 도리가 없어 일성지나면 서로 소문과 의견이 사람마다 다르니, 하물며 하향궁촌의 백성들은 나라일이 저승같이 막혀 있어 동편에 큰일이 있으되 서편서는 잠만 자니 그런 백성은 없는이만 못한지라. 이때 또한 적국이 사면을 엿보며 기틀을 찾으니 보호할 방책은 다만 백성이 합심하기에 있는지라.

 

대개 벌은 조그마한 벌레로되 건드리기를 무서워 많은 벌이 저의 수효대로 일심이 되어 덤비는 까닭이니, 우리도 합심만 될 것 같으면 서양 제국이 우리를 두려워하여 다른 뜻을 두지 못할지니, 합심하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이 어디 있으리오. 그러한즉 상하원근이 정의를 상통하며 내외형세를 자세히 탐문하여다가 국중에 반포함과 회로애락을 일국 같이 하게 함은 신문에 지나는 것이 없으니, 이것은 이른바 신문이 합심에 관계되매 신문이 나라에 이같이 크게 관계되는 바니, 우리 동포들은 부디 범연히 보시지 말고 재삼 유의하여 열심으로 하는 말이 누구에게 유익한 말인가 생각들 하여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