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재미 한인 전도-공립신보(1908. 3. 4)

관리자
2017-11-01
조회수 1518

재미 한인 전도

 

공립신보 1908. 3. 4

 

 

충애의 실지

 

오천 년 이래로 우리 조상이 피도 흘리고 재물도 허비하여 가며 영광스럽게 보전하여 온 우리 대한을 일조에 탕패도지하여 나머지가 없이 만들어 놓았으니, 그 불행하고 통분함은 이루 다 형용할 수 없거니와 그 중에 한 가지 다행한 바는 부지 중 우리의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적지 아니함이라.

 

대저 만 가지를 잃고 한 가지를 얻은 것이 도리어 다행하다 함은 저 만 가지의 잃고 얻는 것이 이 한 가지 있고 없는 데 관계한 까닭이라. 이것 한 가지만 있으면 저 만 가지가 없어도 차차 생길 것이오. 이것 한 가지가 없으면 저 만 가지가 있어도 다 완전한 내 것이 아니니 이 한 가지가 어찌 중하고 보배롭지 않으리오.

 

오늘날 우리가 얻은 바 한 가지는 무엇인고 하니, 곧 우리 대한 사람의 충군애국하는 마음이라. 이 마음이 자고 이래로 없음은 아니로되 시세의 변하는 형편을 따라 바로 쓰지 못하면 없는 것과 일반이라. 이전에 각국이 문 닫고 따로 제 살림할 시대에는 이 나라가 저 나라와 상관이 적은즉 백성의 충군애군하는 마음이 곧 충국애국하는 마음과 한 가지가 되었거니와, 급기 모든 나라가 문호를 통하고 교섭 경쟁하는 시대를 당하여 이 두 가지를 밝게 구별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이것만큼 위태함이 없을지라. 

 

가령 한 나라에 임금이 그 백성과 나라를 위하여 자기 목숨이라도 버리고자 할진대 그 백성의 충군애군과 충국애국이 일례로 나라 보전하는 같은 목적이 되려니와, 만일 불행하여 임금이 자기 일신의 이해와 평강안락을 위하여 나라와 백성을 외국에 팔아 먹을 경우에는 그 백성이 일제히 두 가지 중에 한 가지를 택하여야 할지라. 옛적에 소위 '忠'이라 '愛'라 하는 도리를 위하여 그 나라를 버리든지 충국애국하는 목적을 위하여 그 임금을 버리든지 두 가지 사이에 중간 길이 없었던지라. 이것이 참 충국애국이라 함이라.

 

지금 세상에는 이 忠과 이 愛가 있으면 임금도 또한 보전할 수 있어 그러하되, 이것이 없으면 소위 이전 忠愛도 완전할 수 없으니 이는 지나간 백년 동안에 각국이 흥하고 망한 역사가 거울 같은즉 힘주어 말할 것 없는지라.

 

반동의 효력

 

대저 이 마음은 불과 같아 흔들어 요동시킨 후에야 일어나는 법이라. 나폴레옹이 구라파를 흔들어 모든 독립국을 없애고 대륙을 통일하려는 데서 이 충애심이 생겨나서 오스트리아와 프러시아와 기타 각국이 차례로 일어나니, 나폴레옹이 구라파를 이긴 능력으로도 능히 이 마음을 누르지 못하여 마침내 일패도지(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됨) 하였고, 이 후로 이 마음을 잘 발달시킨 나라는 오늘날 모모강국이라 세계에 횡행하는 바요, 그렇지 못한 나라는 그 결과가 어떠한 것을 우리가 다 아는 바니 말할 것 없는지라.

 

우리는 연래로 태평안락에 처하여 이 마음을 흔들어 주는 자 없는 고로 거의 다 사라질 지경에 이른 것을 다행히 일본이 와서 흔들어 일으켜 준지라. 이러므로 일본이 우리를 은혜로 대접치 않는 것을 도리어 감사하다 이를지로다.

 

국채보상금을 모집하여 학교와 회당을 각처에 설치하며 의병이 사면에 연속해 일어나는 것이 다 어찌 사람의 운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리요, 다 밖에서 핍박하는 형세를 인연하여 스스로 불같이 일어나는 표적이라. 일본이 가장 염려한 바는 다만 부지 중에 일어나는 충국애국심이라. 일본이 만일 이것을 염려치 아니하면 장차 나폴레옹의 실수함을 면치 못하리로다.

 

재미동포의 책임

 

우리의 오늘날 힘쓸 바는 학문과 식견을 배양하여 이 충애심을 발달시키는데, 이 마음을 발달시키기는 위에 말한 바와 같이 형편에 인하여 스스로 공격을 받아서 생기거니와 이 마음을 어떻게 인도하면 실로 나중에 장수한 효험이 있을는지 알게 하는 것이다. 이 마음을 바로 인도함이 없으면 전국이 모두 의병으로 일어난들 무슨 효험이 있으리요, 다만 우리 백성만 스스로 잔폐하고 원기가 점점 쇠하여 자진할 지경에 이를 뿐이라. 마땅히 단체로 조직이 되어 정기를 상통하며 진퇴상응할만치 된 후에야 기회를 기다려 외국 형편을 맞추어 가지고 승패간에 한번 어떠한 결과를 볼지라. 이것은 서적이 아니면 될 수 없고 이 직책은 미국에 앉은 우리가 아니면 담임할 자 없으니 미국에 앉은 모든 대한 동포들이 합심하여 이 직책을 함께 맡을 줄로 질정할지어다.

 

연합의 필요

 

우리가 많지 못한 수효와 군졸한 재정에 회를 각처에서 설치한 것이 한둘이 아니요, 신문이 두세 가지 되니 일인과 청인의 사회에 비교하여 그 처지를 볼진대 실로 장하다 할지다. 이것이 다 여러 동포의 충애심에서 부지 중에 생긴 것이요. 이 중에서 또한 효험이 있는 일이 여러 가지 발표가 되었으니 이에 대하여 우리가 서로 치하할 만하거니와 만일 이대로만 끌어 가다가는 다만 큰 공효를 이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 형편도 오래 부지못할 터인 고로 각처에서 연합할 운동을 힘쓸 것이니 이때에 연합하면 큰 효험을 바랄 기틀이 있고 연합치 못하면 바랄 수 없음을 진언코자 하노라.

 

대저 연합할 의견을 말한진대 별로 어려울 것이 없을 듯한지라. 만일 각 지방회를 다 혁파하고 목적을 다 버리고 한 중앙회만 설치하자 할진대 혹 반대할 듯도 하고 이론도 있을 듯하거니와 만일 모든 회를 다 여전히 두되 다만 그 목적과 규칙이 모두 연합하는 주의와 상반되는 것만 없게 하고 각각 중앙회에 속한 한 부분되는 의무를 담당하여 공동한 사업을 일제히 성취하기로 목적을 삼을 것이니. 이 뜻은 응당 반대할 사람이 없을 듯하며 모든 신문으로 말하면 연합하여 하나를 만들기 외에는 달리 보전할 방책이 없는지라. 그 연고를 말한진대, 첫째 신문 볼 사람의 수효는 적고 신문은 많은즉 경제로 유지할 수 없고 전부 의연금을 의뢰하여야 될 터인데 의연금도 또한 경제상 관계가 있으니 사업이 날로 흥왕되어 가기 전에는 의연금이 항상 여일히 들어오기를 기다릴 수 없고, 또한 여러 사람이 나누어 담당하면 경제에 도움이 될 터이나 수효 적은 사람이 여러 신문을 연조로 유지하자면 오래는 갈 수 없는 일이라. 하물며 각 신문이 각각 그 취지가 달라서 가령 혹은 상업신문이요 혹은 정치신문이요 혹 기타는 다른 것이요, 다 등분이 있어 각기 사회 상에 있을 수 없는 관계가 있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구하여 보려 하는 이가 있으려니와 우리의 두 가지 신문을 안 보아도 거반 다 흡사하여 별로 등분이 없는지라. 한 지방에 같은 목적으로 두 가지 신문을 내는 것은 아무 의미 없을 뿐더러 경비가 갑절이요 의연금이 갑절이요 신문 보는 사람의 수효가 나누이는지라. 방관자가 볼진대 몇몇 안 되는 대한 사람들이 저희끼리 서로 승강함이라. 이 승강을 버리고 연합하여 적국과 승강할진대 어찌 아름답지 않느냐 할지니, 실지상 이해와 공익상 관계가 이러할 뿐더러 혹 국외에 앉은 자가 글을 지어 신문에 내고자 할지라도 어떤 신문사에 보낼는지 모를지라. 이 신문에 보내면 저 신문을 박하게 함이니 차라리 아무것도 상관치 않는 것이 사례도 정대하고 시비도 없으리니, 마는 것이 옳다 할지라. 그러니 무슨 큰일을 경영하리요.

 

폐일언하고 진실로 장원한 목적을 가지고 광대한 사업을 기약할진대 '이 모양으로만 하여 가지고는 과연 될 수 없으니 일제히 변경하여 함께 연합합시다' 하니, 제손[서재필]씨가 재작년 이래로 나와 상약이 있어 하와이와 미주 각 지방에 있는 대한 사람들이 합력하여 찬성할진대 활판을 설치하고 월보를 발간하여 각처에 전파하고 본국으로 실어 보내면 연조를 힘입지 않아도 스스로 서적소 한 곳을 기초 잡을지라. 서책도 발간하고 번역도 하면 큰 효험 있음이라 하여 제손씨가 글을 지어 찬성할 줄로 상약이 있었으나, 우리의 합심력이 적어 이에 달치 못한지라. 이때에 연합할 의논이 자주 생기니 이만한 기회가 없는지라. 이 일에 찬성코자 하는 이는 의연이라도 내려니와 전부 힘입은 바는 각 회와 각 신문사에서 일심으로 찬성하여 내외국 물론하고 각 친구에게 편지하여 이 월보가 발간되면 사 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자천을 받아 성책하여 놓고 일변으로 친구들에게 저저히 권하여 사 보게 할진대 한두 번 사 보는 이는 그 효험을 알고 여일히 보려할 터이니 사업에 기초가 될지라.

 

대저 이 때에 내외국에 앉은 동포가 실상으로 일하는 이의 한 마디 의논을 듣기를 어찌 목마르게 바라지 않으리요. 하물며 제손씨 같은 이는 '우리가 능히 할 수 있으면 매삭 몇백 원씩이라도 아끼지 아니하고 고빙(학술이나 지식이 높은 이를 예를 갖추어 초빙함)하여 인도함을 받을 터이어늘 공수로 글을 지어주마' 하는 자리에 우리가 사사분별을 인연하여 좋은 기회를 버리는 것은 실로 애석하도다.

 

바라건대 모든 협소한 생각을 일제히 버리고 대의를 위하여 공동 연합하는 실상 효험이 속히 있기를 바라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