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가를 만년반석 위에 세우자"
-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이 박사 여행담-태평양 주보(1939. 4. 8)

관리자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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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 여행담

 

 

태평양 주보 1939. 4. 8

 

 

(이 글은 3월 30일 이 박사께서 워싱턴을 향하여 떠나면서 쓰신 것)

나는 1935년에 구미를 들러 호놀룰루로 온 후로 교회나 사회의 내막을 완화주의로 교정하기를 바라고 일 년 반을 두고 힘써 오다가, 필경 또 싸우지 않고는 되지 못할 것을 간파하고 그때부터 교회와 도무지 간섭을 끊고 상관 않기로 결심하여 글과 말로 여러 번 선언하였으나, 40여 년 적공하여 오던 우리 민족운동을 어찌 졸지에 거절하고 말고자 함이였으리요. 다만 여러 번 풍파를 지낸 결과로 새로이 깨달은 바 내가 혼자 인도자 책임을 가지고 동포의 재정을 모손(닳거나 줄거나 하여 없어짐)하며, 독립은 회복하지 못하고 보니 자연 내게 대한 악감이 심해서 내 신분에만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의 하고자 하는 일을 해 갈 수 없을만치 되고 보니, 차라리 내가 물러앉으면 다른 사람들의 애쓸 기회도 있고 재정도 거두어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가하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한 것이니, 독립을 못할지언정 동족 간에 싸우지는 말아야겠다는 각오를 얻게 된 까닭이다.

 

그 후로 중일전쟁이 거의 이 년 세월에 달하며, 그동안 좋은 기회를 잃은 것도 같거니와 지금은 중국이 차차 왜적에게 전국 요해를 다 빼앗기고 앉아서 좀 더 있으면 숨통이 다 막히게 되어 세계에 대한 선전도 할 수 없게 될 터이라. 지금 중국 한 가지 성맥은 영국, 미국, 러시아 각국중 다만 한두 나라라도 나서서 직접으로나 간접으로나 중국을 응원하게 되는 그 점에 달렸는데, 미국 사람들은 아직도 이 전쟁이 중국의 전쟁인 줄만 알고 중국이 망한 후에는 저의 전쟁이 될 줄은 모르고 앉았으니, 우리가 이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국, 한국 양국뿐 아니라 미국과 세계평화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라. 이때에 우리가 침묵하고 앉았으니 이 사람의 처지로 어찌 참아 견딜 바리오.

 

이렇게 침묵하고 앉은 이 사람의 속이 탈 동시에 여러 동포들의 관찰이 또한 나와 같아서, 필경은 참다 못하여 나에 대한 원망과 질문이 들려와서 이 박사가 아니하면 누구더러 하라고 그저 앉았느냐 하는지라. 그런즉 이런 좋은 기회를 가지고 세계에 대하여 한 마디 못하고 앉아서 내게 돌아오는 원망과 죄책은 면할 수 없이 되느니, 내가 차라리 나의 힘대로 직책이나 행하며 시비를 듣는 것이 도리어 낫겠다는 각오를 가지게 된 고로 수차 곧 동회를 불러서 토의하게 된 결과가 나에게 책임을 지우기에 이르렀으니, 나는 이때부터 다시 결심하고 짐을 꾸려서 미주를 건너간지라.

 

이번에 추구하는 바는 우리가 일본의 압박을 복종치 않는다는 것과 중국을 급히 돌아서 일본을 몰아내는 것이 미국 정책이라는 뜻을 미국관원에게 말하여 누누이 선전하고자 함이라. 이것인즉 미국을 돕는 것이오, 또 중국을 돕는 것이니 즉 우리 민족운동에 긴중한 보조이라. 이것을 깊이 각오하는 동포는 어디서든지 무슨 경우에 처하였든지 다 각각 사사로운 관계를 생각지 마시고 한마음 한뜻으로 끝까지 응원하실 줄로 믿으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