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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대 대통령 취임사(1948년 7월 24일)



마음을 뭉치면 쇠보다 단단하다(1)-제국신문(1901. 2. 12)

관리자
201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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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뭉치면 쇠보다 단단하다(1)

 

 

제국신문 1901. 2. 12

 

대개 사람의 이목구비와 사지백체가 다 긴요하여 그 중에 하나라도 가히 없지 못할 것이로되 만약 관할하는 주인이 없으면 그 긴요한 기계들이 능히 적당하게 쓰지 못하는지라. 그 관할하는 주인은 누구인고 하니 곧 마음인데 비록 눈이 있으나 무슨 물건을 볼 때에 만약 무심히 보게 되면 보기는 볼지라도 자세히 못 보고, 비록 귀가 있으나 무슨 소리를 들을 때에 무심하게 듣게 되면 듣기는 들을지라도 역시 재미가 없는 법이요, 손으로 무슨 역사를 한다든지 발로 어느 곳에 가려 할지라도 만약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일이 착란하여 잘 될 수가 없으니 마음이라 하는 것은 형태가 없으나 굳게 합하면 쇠보다 더 강하고 돌보다 더 견고하여 대포알이 능히 뚫어 들어가지 못하며 비수검이 능히 베어 해치지 못랄지라. 그런고로 비록 지극히 작은 나라라도 신민이 합심될 것 같으면 외국 사람이 감히 틈을 엿보지 못하고, 아무리 토지가 광대한 나라라도 모두 각심이 될 지경이면 설혹 군사가 몇백만 명이고 군함이 몇 척인들 무엇이 두려우리오.

 

서진에 가로되 은나라 주는 억만 신하가 있으되 억만 마음이거니와 주나라 무왕은 다만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이 있으되 오직 한마음이라 하였으니 이러한 동양 사기는 글자 읽는 선비들은 익히 알거니와 근래 서양 일로 말할지라도 영국과 트란스발 두 나라의 싸움한 일은 세계사람이 다 들은 바로되 트란스발은 인구가 오백만 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나라이라. 어찌 육대주 제일 부강한 영국을 대적하리오, 영국서 당초에 트란스발과 더불어 싸움할 때 생각하기를, 불과 한 달 안에 항복 받으리라 하더니 몇 달이 지나도록 승부를 결단치 못할 뿐 아니라 처음에 영국 군사가 도리어 자주 패하였으니 필경에는 트란스발이 낭패를 당하였지마는 만약 그 백성이 합심이 되지 않았더라면 감히 이같이 항거를 못 하리로다.

 

그런즉 한 나라 사람이 합심이 되면 강할 것이요, 한 집안 식구가 합심이 되면 가난하던 집안이 부하려니와 일신상으로 말할지라도 무슨 사업이든지 일심상으로 하고자 하면 또한 못할 일이 없는 고로 옛 사람이 이르되, 뜻이 있는 자 마침내 일을 이룬다 하였으니 동양 군자들도 마음을 변개치 아니하고 큰 사업을 하는 자 많더라.

 

지금 영국사람 베나도라 하는 이는 조실부모하고 가세가 또한 빈한하여 공부를 할 수 없는지라, 이에 소격난이란 지방에 가서 차는 칼 만드는 집에 고용으로 일을 하는데 그 주인이 칼자루 깎는 일을 맡기거늘 베나도씨가 삼 년을 그 집에서 일하는데 날마다 서책을 옆에 놓고 여가 있는 대로 공부하여 하루도 책을 보지 않는 날이 없거늘, 그 주인이 베나도 씨가 학문에 그같이 열심히 유의하는 모양을 보고 탄식하여 가로되 '저 사람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지 못한 것은 재정이 없는 까닭이로다' 하고 그 이튿날부터 학교에 보내어 공부를 시키는데 베나도 씨가 본래 근간한 중에 재주가 월등해서 몇 해 안에 대학교 화학 보통과에 졸업하여 학문이 고명한 지경에 이른지라 그 집주인이 크게 기뻐하여 하는 말이 '이제는 그대의 마음과 같이 공부를 성취하였으니 다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느뇨' 하고 물었는데, 베나도씨의 대답과 말씀은 후에 기록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