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뭉치면 쇠보다 단단하다(1)
제국신문 1901. 2. 12
대개 사람의 이목구비와 사지백체가 다 긴요하여 그 중에 하나라도 가히 없지 못할 것이로되 만약 관할하는 주인이 없으면 그 긴요한 기계들이 능히 적당하게 쓰지 못하는지라. 그 관할하는 주인은 누구인고 하니 곧 마음인데 비록 눈이 있으나 무슨 물건을 볼 때에 만약 무심히 보게 되면 보기는 볼지라도 자세히 못 보고, 비록 귀가 있으나 무슨 소리를 들을 때에 무심하게 듣게 되면 듣기는 들을지라도 역시 재미가 없는 법이요, 손으로 무슨 역사를 한다든지 발로 어느 곳에 가려 할지라도 만약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일이 착란하여 잘 될 수가 없으니 마음이라 하는 것은 형태가 없으나 굳게 합하면 쇠보다 더 강하고 돌보다 더 견고하여 대포알이 능히 뚫어 들어가지 못하며 비수검이 능히 베어 해치지 못랄지라. 그런고로 비록 지극히 작은 나라라도 신민이 합심될 것 같으면 외국 사람이 감히 틈을 엿보지 못하고, 아무리 토지가 광대한 나라라도 모두 각심이 될 지경이면 설혹 군사가 몇백만 명이고 군함이 몇 척인들 무엇이 두려우리오.
서진에 가로되 은나라 주는 억만 신하가 있으되 억만 마음이거니와 주나라 무왕은 다만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이 있으되 오직 한마음이라 하였으니 이러한 동양 사기는 글자 읽는 선비들은 익히 알거니와 근래 서양 일로 말할지라도 영국과 트란스발 두 나라의 싸움한 일은 세계사람이 다 들은 바로되 트란스발은 인구가 오백만 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나라이라. 어찌 육대주 제일 부강한 영국을 대적하리오, 영국서 당초에 트란스발과 더불어 싸움할 때 생각하기를, 불과 한 달 안에 항복 받으리라 하더니 몇 달이 지나도록 승부를 결단치 못할 뿐 아니라 처음에 영국 군사가 도리어 자주 패하였으니 필경에는 트란스발이 낭패를 당하였지마는 만약 그 백성이 합심이 되지 않았더라면 감히 이같이 항거를 못 하리로다.
그런즉 한 나라 사람이 합심이 되면 강할 것이요, 한 집안 식구가 합심이 되면 가난하던 집안이 부하려니와 일신상으로 말할지라도 무슨 사업이든지 일심상으로 하고자 하면 또한 못할 일이 없는 고로 옛 사람이 이르되, 뜻이 있는 자 마침내 일을 이룬다 하였으니 동양 군자들도 마음을 변개치 아니하고 큰 사업을 하는 자 많더라.
지금 영국사람 베나도라 하는 이는 조실부모하고 가세가 또한 빈한하여 공부를 할 수 없는지라, 이에 소격난이란 지방에 가서 차는 칼 만드는 집에 고용으로 일을 하는데 그 주인이 칼자루 깎는 일을 맡기거늘 베나도씨가 삼 년을 그 집에서 일하는데 날마다 서책을 옆에 놓고 여가 있는 대로 공부하여 하루도 책을 보지 않는 날이 없거늘, 그 주인이 베나도 씨가 학문에 그같이 열심히 유의하는 모양을 보고 탄식하여 가로되 '저 사람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지 못한 것은 재정이 없는 까닭이로다' 하고 그 이튿날부터 학교에 보내어 공부를 시키는데 베나도 씨가 본래 근간한 중에 재주가 월등해서 몇 해 안에 대학교 화학 보통과에 졸업하여 학문이 고명한 지경에 이른지라 그 집주인이 크게 기뻐하여 하는 말이 '이제는 그대의 마음과 같이 공부를 성취하였으니 다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느뇨' 하고 물었는데, 베나도씨의 대답과 말씀은 후에 기록하겠소.
마음을 뭉치면 쇠보다 단단하다(1)
제국신문 1901. 2. 12
대개 사람의 이목구비와 사지백체가 다 긴요하여 그 중에 하나라도 가히 없지 못할 것이로되 만약 관할하는 주인이 없으면 그 긴요한 기계들이 능히 적당하게 쓰지 못하는지라. 그 관할하는 주인은 누구인고 하니 곧 마음인데 비록 눈이 있으나 무슨 물건을 볼 때에 만약 무심히 보게 되면 보기는 볼지라도 자세히 못 보고, 비록 귀가 있으나 무슨 소리를 들을 때에 무심하게 듣게 되면 듣기는 들을지라도 역시 재미가 없는 법이요, 손으로 무슨 역사를 한다든지 발로 어느 곳에 가려 할지라도 만약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일이 착란하여 잘 될 수가 없으니 마음이라 하는 것은 형태가 없으나 굳게 합하면 쇠보다 더 강하고 돌보다 더 견고하여 대포알이 능히 뚫어 들어가지 못하며 비수검이 능히 베어 해치지 못랄지라. 그런고로 비록 지극히 작은 나라라도 신민이 합심될 것 같으면 외국 사람이 감히 틈을 엿보지 못하고, 아무리 토지가 광대한 나라라도 모두 각심이 될 지경이면 설혹 군사가 몇백만 명이고 군함이 몇 척인들 무엇이 두려우리오.
서진에 가로되 은나라 주는 억만 신하가 있으되 억만 마음이거니와 주나라 무왕은 다만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이 있으되 오직 한마음이라 하였으니 이러한 동양 사기는 글자 읽는 선비들은 익히 알거니와 근래 서양 일로 말할지라도 영국과 트란스발 두 나라의 싸움한 일은 세계사람이 다 들은 바로되 트란스발은 인구가 오백만 명에 지나지 않는 작은 나라이라. 어찌 육대주 제일 부강한 영국을 대적하리오, 영국서 당초에 트란스발과 더불어 싸움할 때 생각하기를, 불과 한 달 안에 항복 받으리라 하더니 몇 달이 지나도록 승부를 결단치 못할 뿐 아니라 처음에 영국 군사가 도리어 자주 패하였으니 필경에는 트란스발이 낭패를 당하였지마는 만약 그 백성이 합심이 되지 않았더라면 감히 이같이 항거를 못 하리로다.
그런즉 한 나라 사람이 합심이 되면 강할 것이요, 한 집안 식구가 합심이 되면 가난하던 집안이 부하려니와 일신상으로 말할지라도 무슨 사업이든지 일심상으로 하고자 하면 또한 못할 일이 없는 고로 옛 사람이 이르되, 뜻이 있는 자 마침내 일을 이룬다 하였으니 동양 군자들도 마음을 변개치 아니하고 큰 사업을 하는 자 많더라.
지금 영국사람 베나도라 하는 이는 조실부모하고 가세가 또한 빈한하여 공부를 할 수 없는지라, 이에 소격난이란 지방에 가서 차는 칼 만드는 집에 고용으로 일을 하는데 그 주인이 칼자루 깎는 일을 맡기거늘 베나도씨가 삼 년을 그 집에서 일하는데 날마다 서책을 옆에 놓고 여가 있는 대로 공부하여 하루도 책을 보지 않는 날이 없거늘, 그 주인이 베나도 씨가 학문에 그같이 열심히 유의하는 모양을 보고 탄식하여 가로되 '저 사람이 학교에 가서 공부하지 못한 것은 재정이 없는 까닭이로다' 하고 그 이튿날부터 학교에 보내어 공부를 시키는데 베나도 씨가 본래 근간한 중에 재주가 월등해서 몇 해 안에 대학교 화학 보통과에 졸업하여 학문이 고명한 지경에 이른지라 그 집주인이 크게 기뻐하여 하는 말이 '이제는 그대의 마음과 같이 공부를 성취하였으니 다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느뇨' 하고 물었는데, 베나도씨의 대답과 말씀은 후에 기록하겠소.